“화려” “웅장”… 中日 대목장도 놀란 경복궁

동아일보 입력 2012-10-25 03:00수정 2012-10-2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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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전통목조건축 학술대회… 한중일 대목장 한자리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대목장 세 명이 24일 오전 서울 경복궁 내 경회루 계단에 올라 교태전 쪽을 바라보며 동아시아의 옛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의 오가와 미쓰오 대목장, 중국의 리융거 대목장, 한국의 신응수 대목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공포(공包·처마를 받들기 위해 기둥 위에 짜맞춰 댄 나무쪽)의 장식성이 뛰어나 놀랐습니다. 중국은 두공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아요.”(중국 리융거·李永革 대목장)

“일본보다 전통 건축 양식이 잘 이어진 것 같습니다. 웅장한 느낌이네요.”(일본 오가와 미쓰오·小川三夫 대목장)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 한국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대목장(大木匠·전통 목조건축의 최고책임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신응수 대목장(70)은 중요무형문화재 74호로 궁궐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다. 리융거 대목장(57)은 중국 쯔진청(紫禁城) 수리보수 총괄 책임자. 오가와 미쓰오 대목장(65)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일본 호류(法隆·법륭)사의 궁목수이자 궁목수 교육기관인 이카루카 공사 대표다. 중국과 일본의 대목장은 경복궁 복원 공사의 도편수를 맡았던 신 대목장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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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의 대목장들은 내년 1월 30일까지 경기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한중일 전통 목조건축 대목장의 세계’와 25일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자국 목조건축의 세계를 소개한다. 24일 오후에 열린 특별전 개막식에 앞서 경복궁을 찾은 이들은 근정전과 왕의 침전인 강녕전,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연회 장소였던 경회루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3국의 목조건축 양식이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리 대목장은 “중국 건축은 암키와(오목하게 들어간 기와)와 수키와(볼록하게 나온 기와)의 너비가 같지만, 한국은 배수가 용이하도록 암키와가 넓적하다”고 지적했다.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리는 한반도 기후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강녕전 바로 뒤에 교태전이 있는 것도 쯔진청과 다르다”고 말했다. “황제의 침전이 있는 일직선상에는 황제를 위한 건물만 세울 수 있어요. 따라서 황후의 침전은 그 선에서 동쪽에, 황제의 어머니인 황태후의 침전은 서쪽에 있지요.”

오가와 대목장은 한국 전통 목조건축에 사용되는 적송(赤松)에 주목했다. 일본의 목조건축에는 소나무가 아닌 편백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인데, 주요 부재(部材)가 소나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장엄하면서도 아름답네요. 반면 일본 목조물은 가볍게 변화했습니다. 부재 크기도 작아졌고요.”

경회루 2층 마루에 오른 리 대목장은 좀먹은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오가와 대목장은 “좀먹은 흔적마저도 소나무 결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다”며 감탄했다.

신 대목장은 “전통 목조건축에 담긴 장인정신은 3국이 모두 같다”고 했다. “세 대목장이 모인 것은 자국의 건축이 최고라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최고의 건축을 만들고자 했던 그 정신과 전통을 서로 북돋워 주면서 이어나가기 위해서죠. 앞으로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의 건축세계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세 대목장과 관련된 건축 모형과 도구, 주요 건축물 사진, 생애 자료, 저서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경복궁 근정전과 쯔진청 타이허뎬(太和殿), 호류사의 건축 양식을 모형을 통해 비교할 수 있다. 박물관 관람료 2000원을 내면 기획전도 볼 수 있다. 031-228-4209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경복궁#경회루#대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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