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論’ 전도사 된 세계적 암박사 “귀가후 5분이라도 자녀 눈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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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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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곽 텍사스大 교수 방한

“요즘엔 사람들이 제게서 의학 얘기보다 아이 양육 얘기를 듣고 싶어 해요. 한국말을 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세계적인 암 연구가 래리 곽 미국 텍사스대 교수(53·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2009년 신개념 암 백신 개발로 이듬해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꼽힌 그는 요즘 의사나 학자가 아닌 ‘아버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방한도 암 학회 참석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론’ 설파를 위한 것이다.

세계적인 암 임상연구기관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6월 자신의 자녀양육론을 담은 책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푸르메)를 한국에서 낸 뒤 ‘부모를 위한 부모 멘토’로 주목받았다. 학계에서 가장 바쁘고 유능한 그가 전하는 “일보다는 가정” “생업 전선에 지쳐도 귀가 후 5분이라도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라”는 ‘따뜻한 아빠론’이 공감을 얻어서다. 곽 교수는 ‘가운’을 벗고 아버지로서 ‘자녀양육에서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10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간증을 했고,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두란노아버지학교에서 대담을 한다.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에서 만난 그는 아버지 곽노환(84), 어머니 오정숙 씨(79)와 함께였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부모론’을 얘기하러 귀국하니 감회가 특별하다”고 했다. 곽 박사는 이민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네 자녀를 모두 텍사스 브라운 코넬 노스웨스턴 등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양육을 아내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직접 자녀의 음악과 스포츠 교육에 참여했다.

비 오는 창가에 앉은 아버지를 흘깃 본 곽 박사는 “아버지는 늘 바쁘셔서 제가 축구경기를 할 때도 찾아오지 않으셨는데 나중에 자녀를 낳으면 나는 안 그래야겠다고 생각한 게 제 양육법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책을 낸 뒤 ‘한국의 교육 현실에는 맞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하지만 자녀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데 아버지는 빠져선 안 되는 존재라는 건 분명하죠.”

곽 박사는 “학자로서는 물론 암 정복이 목표죠. 아버지로서도 할 일이 남았습니다. ‘1기’에서 그들에게 삶을 사는 도구를 제공했다면 ‘2기’는 직장을 구하고 결혼할 때까지죠. 아이들과 대화를 멈추지 않을 작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래리 곽#아버지론#암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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