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병원協 신임회장 “한국은 감기환자가 행복하고 중환자는 제대로 치료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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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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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보험수가 개선 필요”

김윤수 대한병원협회 신임회장은 “병원의 이득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제공
김윤수 대한병원협회 신임회장은 “병원의 이득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제공
“우리나라는 감기 환자는 행복하고 중환자는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나라입니다.”

14일 취임하는 대한병원협회 김윤수 신임회장은 동아일보와 첫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감기로 병의원에 간 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몇천 원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중환자들은 비급여 진료비를 많이 부담해야 하니 선뜻 치료를 못 받죠.”

병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협회장답게 김 회장은 낮은 건강보험수가 문제도 제기했다.

“응급환자와 중환자에게 책정된 건강보험 수가가 낮기 때문에 이런 환자가 오래 입원하면 병원도 손해 보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병원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고가의 영상장비를 활용한 진료로 이익을 내거나 음식점과 같은 부대시설 수익으로 손해를 메우려 합니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는 영상장비 수가가 불필요하게 높게 책정됐다며 14.7∼29.7% 낮추겠다고 고시한 바 있다. 그러나 병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절차상 문제로 패소해 이 조치는 취소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영상장비 수가를 인하할 요인이 있는 건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어 “중환자 수가를 영상장비 이익으로 메우는 상황에서 수가만 낮추면 곤란하다”며 “중환자·응급환자의 진료 수가를 올려주면 영상장비 수가도 인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7월부터 병의원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포괄수가제에 대해서도 “국민 건강에 이익이 되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괄수가제는 맹장수술 등 7개 질병군에 한해 의료행위의 양에 상관없이 정해진 비용만 내는 제도다.

그는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최대한 짧은 시간에 환자를 내보내는 게 병원으로서는 이득”이라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는 입원 진료를 계속 받고 싶어 하는 환자를 강제로 퇴원시켜 환자들의 항의도 많다는 것. 그는 “같은 질병이라도 중증도에 따라 필요한 진료량이 다른데, 진료비를 일원화하니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가 소홀해져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윤병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서울시병원회장, 전국시도병원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김윤수#대한병원협회#감기#중환자#진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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