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민족 과제… 분단 현장서 고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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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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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60주년 ‘평화통일대행진’ 26일부터 5박6일 진행

■ 625명의 행사 참가 이유

통일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평화통일대행진’이 26일부터 31일까지 5박 6일 동안 휴전선 동부 및 서부전선 일대에서 진행된다. 6·25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이뤄지는 이 행진에는 국내 중고생과 대학생 570여명, 해외 참전용사 후손 50여 명 등 모두 625명이 참가한다. 이들이 소중한 여름방학의 일부를 떼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유는 뭘까.

○ ‘분단의 현실’ 다른사람 보다 일찍 깨달아

“앞이 잘 안 보이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이산가족상봉 신청서를 써드린 적이 있어요. 할아버지는 신청서를 품에 껴안고 들떠하셨는데 끝내 한 번도 당첨이 안 됐죠. TV로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면서 할아버지도 저도 울었어요.”(박수명·19·여·부산대 1년)

“저희 집은 3대가 군인입니다. 외할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전하셨고 아버지는 해군 부사관, 작은 누나는 육군 중위입니다. 저도 해군 승조원으로 근무하고 올해 3월에 전역했어요. 군인 집안이라도 대북정책에 대해선 의견이 달라요. 세대 간 공감이 필요한 것 같아요.”(정우석·22·한국해양대 2년)

국내 참가자 가운데는 이들처럼 가족이 6·25전쟁에 참전했거나 이산가족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가족의 삶 속에서 남보다 일찍 분단의 현실을 깨달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고민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번 행사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 평화와 통일에 대한 다양한 생각

참가자들은 모두 통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은영 씨(20·여·대구대 2년)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알고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며 “행진 과정에 느낀 것을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필수 씨(25·대구대 4년)는 “통일은 언젠가 꼭 풀어야 할 민족의 과제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의 현실에 대한 의견은 저마다 다양했다. 학교신문사 편집국장인 김유민 양(14·여·언양중 2년)은 “친구의 학원 선생님이 ‘천암함 폭침사건은 미국 짓’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평화통일을 추진하되 남북이 아직 휴전 상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우 양(15·여·충북청원고 1년)은 “지난 정부 때처럼 남북 간에 대화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관찰과 친교의 장 기대

이번 행사가 제공할 다양한 경험도 이들을 유혹했다. 성인우 양은 이미 제주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국토행진을 두 번이나 했다. 장차 기상학자가 되는 게 꿈인 그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 이참에 비무장지대(DMZ)의 자연환경을 관찰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조은영 씨는 “해발 1242m로 휴전선에서 가장 높다는 강원 양구의 가칠봉 관측초소(OP)에서 북쪽 땅을 볼 수 있어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외국어특기자로 참가하는 이다영 양(17·여·동일여고 2년)은 “외국인 친구를 만나 5박 6일간 우리나라를 멋지게 소개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수명 씨도 “중고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언니 역할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박민우 인턴기자 고려대 정외과 4학년

이혜인 인턴기자 서강대 화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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