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무공훈장 3720개 찾아준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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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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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신 광주지방보훈청 과장
“참전용사 예우가 국격의 척도”

22일 전북 임실군 국립임실호국원.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용사 유골 25기가 안장됐다. 이들 유골 가운데 2기는 무연고 참전용사인 김무영 씨(6·25전쟁 참전)와 백성균 씨(베트남전 참전) 유골이었다. 이날 유연신 광주지방보훈청 보상과장(51·사진)은 김 씨 등의 유골 안장을 꼼꼼하게 챙겼다.

유 과장은 국가보훈처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독특한 경력을 쌓았다. 참전용사나 가족들에게 무공훈장 3720개를 찾아줬다. 군을 제외하고는 무공훈장을 가장 많이 찾아준 사람이다.

유 과장은 2002년 4월 무공훈장 찾아주기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그는 보훈처에 있던 보훈대상자 기록과 육군본부 무공훈장 대상자 명단을 서로 확인해 그 해에만 무공훈장 3542개의 주인을 찾았다. 또 올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무공훈장 196개의 주인을 추가로 찾아냈다. 국가보훈처 기록과 육군본부 무공훈장 대상자 명단을 확인하는 것이 전국으로 확대돼 무공훈장 대상자 1만1718명을 찾아내는 성과도 거뒀다. 그 공로로 그는 2007년 육군참모총장에게서 감사장을 받았다.

유 과장은 훈장을 건네주는 과정에서 수여식을 개최하는 등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참전 유공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때문에 훈장을 소포로 보내던 군이 훈장 수여 절차를 바꾸기도 했다.

그는 “6·25전쟁 무공훈장 대상자 16만2950명 가운데 아직 7만8550명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장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것은 6·25전쟁 당시 본인이 사망하고 가족들은 없고 형제들이 고령이거나 숨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6·25전쟁 당시 주민등록제도가 없었던 것도 훈장 주인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 과장은 “참전 유공자들이 뒤늦게 훈장을 받으면서도 ‘훈장은 생명과 바꾼 것’이라며 기뻐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가 국격의 척도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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