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십 으뜸 자질은 열정과 노력”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KAIST 교수 된 안철수 씨 연대서 강연

“제 경력이 화려해 보여도 뒤집어보면 저처럼 인생 낭비한 사람이 없어요. 14년 의학 공부가 최고경영자(CEO) 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되거든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식은 사라져도 삶의 태도는 그대로거든요. 의대에서 열심히 살았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전문기업 안철수연구소의 CEO를 거쳐 현재 KAIST 석좌교수가 된 안철수(사진) 교수.

안 교수는 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공학원에서 열린 ‘차세대 전문가에게 필요한 자질’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시대가 변해도 으뜸의 자질은 열정과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 못 당하고 머리 좋은 사람이 운 좋은 사람 못 당한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노력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에요.”

안 교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머리와 운을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게 의미 있는 비교”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차세대 전문가에게 필요한 두 번째 자질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그는 도요타의 ‘T자형 인재’와 비교해 ‘A자형 인재’를 소개했다. 전문성과 폭넓은 상식을 갖춘 전문가가 ‘T형’이라면 그 사이에 소통능력이라는 가교까지 갖춰야 ‘A형’이라는 것.

“아는 것이 아무리 깊고 넓어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모르는 거예요. 지금은 사실이 아닌, 사실에 대한 타인의 인식이 진실인 시대입니다.”

안 교수는 또 CEO 경험을 토대로 ‘남 탓하는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명 조직일 때와 30명 조직일 때 경영방식이 아주 달라요. 10명의 CEO는 회사 업무를 모두 챙겨야 하지만 30명으로 조직이 커지면 권한을 나눠줘야 돼요. 같은 방법으로 경영하려다 보면 숲을 못 보고 나무만 보게 돼 회사를 망칩니다.”

그는 CEO의 가장 큰 어려움이 조직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왜 내가 하는 만큼 못 따라줄까 하고 직원들을 탓할 게 아니라 CEO로서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리더십은 직원들에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들로부터 부여받는 거니까요.”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차세대 전문가에게 필요한 5가지 자질▼

-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

- 커뮤니케이션 능력

- 긍정적인 사고방식

- 타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 자신의 한계를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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