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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상생임금위, 경직된 ‘호봉제’ 수술해 고용 확대 길 터야

입력 2023-02-04 00:00업데이트 2023-02-0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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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생임금위원회 발족식에서 이재열 공동위원장(왼쪽 다섯번째) 등 위원 및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상생임금위원회는 임금체계 개편 및 공정성 확보, 격차 해소 등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체다. 뉴스1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생임금위원회 발족식에서 이재열 공동위원장(왼쪽 다섯번째) 등 위원 및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상생임금위원회는 임금체계 개편 및 공정성 확보, 격차 해소 등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체다. 뉴스1
연차에 따라 보상받는 기존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생임금위원회가 그제 출범했다. 현 정부 노동개혁 과제 중 하나인 임금개혁에 대안을 제시할 사회적 대화기구다. 상생임금위는 4월에 임금제도 개선 기업 지원책을 발표하고, 연내에 상생임금 확산을 위한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생산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유연성도 떨어지는 한국식 연공서열제, 호봉제 임금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근속연수 30년 차인 한국 대기업 직원은 1년 차 직원의 2.87배 임금을 받는다. 2.27배인 일본, 1.65배인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연차에 따른 차이가 대단히 크다. 서구 기업에선 직무, 성과에 따른 보상이 일반화돼 있고, 호봉제의 원조 격인 일본도 직무·역할에 따른 보상체계로 빠르게 바꿔가고 있어서다.

시대에 뒤처진 호봉제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고연봉 중장년 근로자를 줄이려다 보니 40대 후반∼50대 초반 나이의 조기퇴직이 일상화됐다. 노조 때문에 인원 감축이 어려운 대기업, 공기업들은 그 대신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청년층 취업의 문은 계속 좁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300인 이상 사업장의 62%가 호봉제다.

직무·성과급제 확산은 장년층 재고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65세 이상 노년층 고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 비해 55∼64세 장년층 고용률은 선진국보다 낮다. 일본이 77%, 독일은 72%인데 한국은 66%에 그친다. 맡은 업무의 비중이 낮아도 장년층 임금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금 유연성이 높아져 일하는 장년층이 늘면 청년인구 감소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대신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상생임금위는 직무·성과급제로 임금체계를 바꾼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고, 호봉제를 고수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일한 만큼 대우받고 싶다’는 MZ세대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비정규직, 하청 근로자의 처우 개선책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공기업의 직무·성과급제 도입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업무 성과와 보상을 연계하는 공정한 임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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