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1지방선거, 지역 비전 없는 ‘非호감 대선 연장전’ 안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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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나란히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왼쪽)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31일 나란히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왼쪽)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6·1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서서히 공천 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합당키로 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어제 차례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에선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에 맞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등의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20여 일 뒤 실시된다. 0.73%포인트의 박빙 승부로 끝난 대선 민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윤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에 비해 낮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양쪽으로 갈라진 민심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여기고 선거전략을 짜는 듯한 모습이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지난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광역단체 17곳 가운데 14곳을 휩쓸었다. 이는 2020년 압도적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가까스로 이길 수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가 여야 모두에 물러설 수 없는 전장(戰場)인 건 맞다. 윤석열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국정 드라이브를 걸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될지, 임기 초반부터 거대 야당의 입법권력과 지방권력에 둘러싸여 고전하게 될지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당의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역할론도 끊임없이 나온다. 국민의힘 역시 “지방선거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식물정부가 될 수 있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작 지역 균형 발전 등 지방선거 이슈는 온데간데없고 ‘중앙정치의 지방화’ 현상이 더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했거나 대선 직전 사퇴한 인물들이 대거 도전장을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방선거가 전면적으로 실시된 1995년 이래 벌써 8번째 선거를 맞고 있다. 지방이 중앙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와 발전 역사까지 침해될 수는 없다. 대선 승리를 이어가느냐, 대선 패배를 설욕하느냐의 싸움만 부각돼선 곤란하다. ‘비호감 대선’에 이은 ‘비호감 지방선거’란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비전 대결로 승부해야 한다.
#6·1지방선거#공천 경쟁 돌입#非호감 대선 연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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