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이 50만 t을 넘어섰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일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54만872t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량과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연간 기준으로는 1억9740만 t인데 지금의 증가세를 감안하면 지난해는 2억 t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88kg으로 미국(130kg)과 영국(99kg)에 이어 세계 3위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음식 배달과 택배 주문이 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 사용이 급증했다. 2020년 가정에서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은 3065t으로 전년 대비 17.7%나 증가했다. 지난해 그린피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반 가정에서 일주일 동안 내놓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평균 92개나 된다.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할 매립지나 소각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전국의 쓰레기 매립지 가운데 3분의 1이 포화 직전이지만 새로운 매립지 확보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를 태울 때 배출되는 유해물질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 때문에 소각장 증설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간 플라스틱 쓰레기를 길거리에 쌓아둬야 할 판이다.
결국 덜 쓰고 다시 쓰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20% 감축을 목표로 4월부터 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을, 11월부터는 편의점을 비롯한 소규모 점포의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선진국들의 플라스틱 사용 규제에 비하면 턱없이 느슨하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과감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워 시민들의 참여를 설득해나가야 한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56%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 각 가정의 플라스틱 쓰레기 분리 배출 참여율을 끌어올리고, 플라스틱 제조 단계부터 재생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과 상용화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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