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유근형]서울시-정부, 지금은 방역 ‘한목소리’ 낼때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입력 2021-04-14 03:00수정 2021-04-1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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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도대체 언제까지 영업을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서울 송파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0)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밝힌 ‘서울형 상생방역’이 고민의 이유였다.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2단계)를 적용하면 주점은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유흥시설 밤 12시, 홀덤펍과 주점 오후 11시, 식당과 카페 오후 10시 등 영업시간을 다양화하는 새로운 방역지침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정적이다. 거리 두기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4차 유행이 가시화한 현재 상황에선 위험하다는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 한 곳이 개별적으로 방역을 완화할 경우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오 시장의 ‘방역 실험’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도 잘못이다. 거리 두기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기존의 방역지침으로는 유행을 완전히 차단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거리 두기 개편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정부와 서울시가 ‘신경전’ 양상을 보이면서 현장의 혼란이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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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식당이나 술집에선 벌써 오후 10시가 다 돼도 “더 장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손님들의 요청이 나올 정도다. 김 씨도 그런 손님을 만날 때마다 “오 시장이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아직 그렇게 된 건 아니다”며 설득하기 바쁘다.

일단 정부와 서울시 모두 정면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방역지침에 대한 견해차를 완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긴장감마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의 전선(戰線)에서 방역의 주체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4차 유행 현실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1차 유행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대구시는 긴밀한 협력으로 확진자를 줄였다. 초기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한 검사능력 확대, 병상 확보 등에서 정부와 대구시는 적절히 손발을 맞췄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결국 두 달 만에 확산세가 잡혔다.

4차 유행이 가시화한 지금 양측이 기억해야 할 건 명확하다. 1년 2개월 넘게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의 고통이다. 지금만큼은 한목소리가 필요한 때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코로나19#서울형 방역#서울형 상생방역#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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