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지방정부에 거는 기대[현장에서/강은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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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탄소 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족식.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탄소 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족식.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해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면 얼마나 혹독한 경험을 치르는지 알게 됐다. 탄소 중립 선언은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권영진 대구시장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탄소 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족식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대표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63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 대표로 나선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도 “기후위기로 인한 감염병이 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표를 공허하게 둘 순 없다”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장이 한데 모여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하자는 뜻을 모은 건 지난달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이어 두 번째다. 단체장들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체감한 계기는 다름 아닌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추정된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산업화와 기후변화로 인간과 동물의 접촉이 늘면서 발생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신종 감염병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의지를 일깨운 것이다. 최근 6개월간 코로나19와 싸우며 지자체 역량의 중요성을 깨달은 점도 단체장들이 직접 나서게 한 동력이다.

지자체들이 기후위기 대응 전면에 나섰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지역별, 지자체별로 기후위기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주력 산업이나 인구 구조가 천차만별이라서 온실가스가 생기는 이유도, 줄이기 위한 해법도 다르다. 예를 들어 충남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30기가 몰려 있다. 자연히 기후위기 해법도 이 부분에 집중돼야 한다. 충남은 2040년까지 석탄화력 비중을 20%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시에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서해안에 버려지는 조개껍데기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식이다.

수원시는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차량들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 해법도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를 늘리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점 사항이다.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석유화학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많은 전남 여수시는 산단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기업들에 청정 연료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0)’와 같은 목표는 구체적인 실천이 없으면 헛된 구호일 뿐이다. 일상에서, 내가 사는 지역에서 맞춤형 변화가 일어나야 달성할 수 있다. 중앙정부보다 먼저 기후위기 대응에 목소리를 높이고 실천을 다짐하는 지방정부의 리더십이 기대되는 이유다.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kej09@donga.com
#탄소 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지방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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