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8일 만에 전 학년 등교… 교내 감염 둑까지 터지면 안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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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국의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 135만 명이 등교하면서 지난달 20일 고3 학생부터 시작된 초중고교 순차 등교가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 2일 예정이던 개학을 연기한 지 98일 만이다.

등교는 교육적 목적도 있지만 학생들이 등교를 해야 부모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등교는 방역의 관점에서는 위험 요소다. 학교는 밀집 시설인 데다 활동량이 많은 학생들이 학교와 지역사회를 오가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들 가운데 봉쇄를 완화하면서 초중고교 전체 등교를 시행하는 나라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역 당국은 전 학년 등교를 결정하면서 순차 등교 후 교내 감염이 없었고, 지역사회 감염이 학교로 전파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학교 밖 감염이기는 하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과 교직원이 10명이 넘는다. 특히 날씨가 더워 마스크 쓰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교실에서의 감염 위험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학교 밖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 2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 수는 39.6명으로 이전 2주간(23.2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의 비중도 여전히 크다. 물류센터, 방문판매회사에 이어 어제는 서울 중국동포 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밀폐 시설을 중심으로 소규모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 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을 잡지 못하면 올가을로 예상되는 2차 유행이 앞당겨질 수 있다.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는 교내 감염 예방에 힘쓰는 한편 지역별 상황에 맞게 등교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 교내 감염과 지역 감염의 연결고리를 끊어놓아야 한다. 학생과 교직원은 PC방 노래방 유흥시설 출입을 자제하는 게 옳다. 지방자치단체는 쪽방촌, 고시원, 소규모 공사장을 포함한 지역 내 취약 시설에 대한 선제적 방역으로 지역 확산세를 눌러야 한다.
#초중고교 순차 등교#교내 방역#교내 감염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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