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진정세는 “폭풍전야 고요”일 수도… 거리 두기 해제 신중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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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2차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마무리를 앞두고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가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제 신규 확진자는 22명으로 닷새째 20명대를 유지했다. 6일 2차 고강도 거리 두기가 시작된 이후 신규 환자 수가 50명을 넘긴 날은 8일(53명)이 유일해 ‘일정 기간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대 이하’라는 정부의 거리 두기 종료 첫 번째 조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끝내고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기는 이르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감안할 때 지난 주말 부활절 행사와 나들이 행렬, 최근 치러진 총선의 여파를 확인하려면 앞으로 1, 2주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정부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두 번째 조건으로 ‘감염 경로를 모르는 사례의 비중 5% 미만’을 제시한 바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확산세는 확연히 줄었지만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 같다”고 했다. 해외 입국자나 지역사회 무증상 감염자를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된다면 언제든 집단 감염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 달 넘게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던 경북 예천군에서는 일가족에서 시작된 감염이 9일 새 지역사회 전반으로 퍼져 어제까지 3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90여 명이 검사 중이며 340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은 다중이용시설인 술집과 PC방 등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던 싱가포르도 지난달 23일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등교를 허락했다가 환자 수가 한 달 전보다 14배로 늘자 다시 재택 수업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이번 주말 생활방역 시작 여부를 발표한다. 정부의 방역 기조 전환으로 일상이 재개되더라도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밀접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안전한 거리 두기를 이어가야 2차 폭발을 막을 수 있다.
#코로나19#생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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