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동연·장하성 투톱을 동시에 교체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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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현재 우리 경제는 ‘위기’에 준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주력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전월 대비 산업생산이 2013년 3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인 ―1.3%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척도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지표는 이미 최악의 수준이다. 경제 체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미국 경제 호황은 길어야 1, 2년이고 중국의 성장률은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등 대외여건도 좋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노총은 노사정 대화를 거부한 채 적폐청산, 사회적 대개혁 등을 내걸고 11월 총파업을 하겠다고 나서 상황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경제 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면 청와대는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실정(失政)을 인정하고 경제 투톱이라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경질을 검토해야 한다. 경질이 필요한 첫째 이유는 경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한 책임이 우선적으로 그 두 사람에게 있다는 점이다. 김 부총리는 규제개혁 위주의 혁신성장 정책을 맡고,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맡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됐다고 했지만 규제혁신은 말만 요란했지 제대로 이뤄진 게 없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은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다.

둘째 이유는 리더십 부재에 따른 정책 혼선을 타파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쇄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범 초부터 두 사람은 줄곧 경제정책 주도권이나 방향을 두고 서로 마찰을 빚어 왔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지금은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을 통해 기업,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에 경제를 살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시점이다.

셋째, 후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의 교체만으로도 경제를 더 이상 나쁘게 가져가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더 늦기 전에 새 경제팀이 새판을 짜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김동연#장하성#산업활동 동향#소득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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