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한 모서리도 가끔씩 나타나고 글자들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면 선생은 이성적이고 곧고 반듯했을 것이다. 친일로 변절한 인사들에 대해 장례식을 하자고 할 정도로 결기가 있었다. 가로선과 세로선이 매우 긴 것은 의지가 굳고 참을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총독부 반대 방향인 북향으로 집을 짓고 살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ㄴ’ ‘ㄹ’ ‘ㅗ’ 등에서 마지막 부분이 길게 늘어지는 것은 큰 힘과 활력을 말해준다. 이성과 감성, 반듯함과 너그러움, 논리와 직관 등 조화되기 어려운 특성들이 조화를 이룬 큰 인물이었다.
구본진 변호사·필적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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