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GM·금호타이어 生死 노조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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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생존을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2일 마감된 희망퇴직에 근로자 2500여 명이 지원했다. 전체 한국GM 직원 1만6000명 중 약 15%에 이르는 숫자다. 그럼에도 한국GM은 연간 3000억∼4000억 원의 비용을 더 줄여야만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 정부의 강한 반발로 정리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노조와의 임단협을 통해 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임금 이외에 근속수당 자녀학자금 차량할인 등 약 3000억 원 상당의 복리후생 혜택을 봤다. 단체협약에는 사측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노조원 가족을 우선 채용한다는 고용세습 조항까지 들어있다. 근로자가 연월차 휴가만 다 사용해도 휴가 보전비용 1040억 원을 아낄 수 있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만 외칠 게 아니라 비용 줄이기에 동참해야 한다.

지난달 말 금호타이어의 빚 1조3000억 원을 만기 연장해준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나 노조는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해외 매각을 피하면서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키기 위해 그동안 금호타이어 노조에 임금 삭감, 복지 축소, 생산성 향상 등 자구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금호타이어가 매각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2배 이상 커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자구안 제출 시한을 2월 말에서 3월 말로 한 달 연장시켰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자구안을 내놓을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언제라도 GM은 한국을 떠날 수 있고 더블스타는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 해외 기업인 GM과 더블스타는 한국 정부도 어떻게 해 볼 수 없다. 한국 정부가 돈을 쥐여주며 사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미국 GM의 경우 2009년 파산까지 겪었으나 인건비와 복리후생 혜택을 줄이는 등 노조가 고통을 분담하고 근로형태의 다변화를 허용해 탄력적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기에 회생했다. 지금 한국GM과 금호타이어도 생사가 노조에 달렸다.
#한국gm#구조조정#희망퇴직#금호타이어 매각#금호타이어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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