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천세진]노벨문학상을 못 타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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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자 A23면 ‘상상력 자극하는 서울… 이야기 만들게 했죠’ 기사를 읽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가 서울 곳곳을 조명하며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을 통찰한 장편소설을 출간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대중은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문학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대에만 그치는 이유가 있다. 노벨문학상은 문화적 이해와 독창성이 주요 평가 요소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다수가 유럽과 유럽계의 후예인 북미와 중남미 지역 출신인 이유다. 그 외는 터키, 중국, 인도, 일본, 아프리카 지역 정도다. 아프리카는 유럽의 연장선상에 있다. 비록 식민통치라는 불행한 관계에서 시작되었으나 문화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히 있다.

새뮤얼 헌팅턴이 쓴 ‘문명의 충돌’에서는 한국을 중국 문명권에 포함시키고 있고, 일본을 독자적 문명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프지만, 그것이 서양의 지식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이해하는 시각일 수 있다. 한국 문학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중국과는 다른 독창적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을 서양의 주류 지식인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르 클레지오가 서울을 다루고, 이상적이지만은 않은 현실적인 삶의 공간으로 다루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천세진 문화비평가·시인
#한국 노벨문학상#새뮤얼 헌팅턴#운명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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