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네이버는 뉴스 조작 시비 없앨 근본대책 내놓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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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어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에서 네이버의 K리그 뉴스 재배치 기사를 접했는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고 시정안을 한성숙 대표가 고민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스포츠 담당 간부에게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인 사실이 드러나 한 대표가 사과했다. 그러나 청탁자는 문자메시지에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해 ‘뉴스 조작’이 그전에도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임의적인 뉴스 재배치가 K리그 뉴스에만 한정됐겠느냐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이 GIO는 “네이버는 뉴스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언론과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뉴스 생산 못지않게 뉴스 편집이 중요하다. 뉴스의 임의적인 배치는 뉴스 편집이나 다름없다. 임의적인 뉴스 배치가 없다 하더라도 알고리즘에 의한 뉴스 배치조차도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최근 ‘힘내세요 김이수’ 사태는 결속력이 강한 특정 집단에 의한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것이 뉴스 배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네이버의 인터넷 기사 이용 점유율은 55.4%로 압도적인 1위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네이버의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20.8%(2016년)로 역시 1위다. 그럼에도 신문사 방송사와는 달리 네이버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종으로 분류돼 언론 관련 법규를 적용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네이버에 언론사와 똑같은 규제를 가하는 것은 인터넷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네이버 스스로 내부 감시체계의 개선 정도가 아니라 임의적인 뉴스 배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뉴스를 전면에 내세워 영업하는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의 독특한 구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네이버#이해진#뉴스 조작#네이버 뉴스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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