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최봉태 일본군 위안부 헌법소원 담당 변호사
최봉태 일본군 위안부 헌법소원 담당 변호사
신녠콰이러(新年快樂·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한국의 변호사입니다. 현재 한국에 53명, 중국에는 23명의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가 있습니다. 한국에선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시위가 23년째 열리고 있습니다.

시 주석.

일본 정부는 한국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중국은 1972년 중일공동선언에서 전쟁 배상권을 포기했다는 것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을 일본 사법부조차 2007년 4월 27일 인정하며 자발적 배상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국 사법부의 판단조차 무시해 한중일 간에는 진정한 평화가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금도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세계 문명인의 상식에 반하는 역사인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전범세력들이 패전 후에도 청산되지 않은 탓에 후손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가르치지 않은 잘못된 교육의 결과이고 한중도 국내 사정에 바빠 그 청산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습니다.

시 주석.

한중일 삼국은 법치주의,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문명국가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정당한 주장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문명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피해자들은 현재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려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나는 피해 국가인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먼저 한중 정상이 함께 피해자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듣고 일본 정상에게 해결을 촉구하기 바랍니다. 이것은 한중과 일본이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고 일본 정부가 자국 사법부의 판단을 자발적으로 존중하게 해 일본 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발전시키게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이제 피해자들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여러 외교적 어려움을 무릅쓰고 현재까지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23년째 이어져 온 수요시위에 마침표를 찍게 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을 수 있게 조금만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동아시아 시민으로서 시 주석에게 정중히 요청합니다.

최봉태 일본군 위안부 헌법소원 담당 변호사
#시진핑#위안부#아베#한중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