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유신]대학 보유지식, 산업자원화 시급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5-01-09 03:00수정 2015-01-09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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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해 3,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급등락은 우리에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각성과 경고를 주고 있다. 과거엔 사업이 실패해도 돌아볼 여유가 있었지만 이젠 변화가 워낙 빨라 미리 대응책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산업 전체가 위험에 휘말릴 수 있다.

최근 좋은 수익모델로 각광받는 분야는 이제껏 없던 신기술보다는 종전 기술이나 콘텐츠를 결합, 융합해서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최근 변화를 이끌었던 스마트폰 역시 무선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화 콘텐츠의 결합이었고 요즘 핫(hot)한 이슈인 핀테크(FinTech) 역시 기술과 금융의 융합이다.

그렇지만 기업들은 경쟁과 경계 때문에 인수합병(M&A)하기 전엔 협력이 쉽지 않다. 물론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건 기업이다. 그러나 기업은 한정된 기술에다 매년 타이트한 목표에 얽매여 있다 보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가 융합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대학이다. 대학은 기업보다 기술과 지식자원이 다양하고 목표도 여유와 탄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대학은 산업과 유리돼 산학협력은 간헐적으로만 이뤄졌다. 또 변화를 선도하기보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식으로 진행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연구재단의 꾸준한 노력으로 산학협력에 보수적인 대학 구성원의 인식이 바뀌고 있고 실제 대학체제도 친산학협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예컨대 지금껏 산학협력이 미진했던 대학의 인문학 인프라를 외부 산업계에 개방해 협업하는 건 대학의 산업자원화와 산학시너지 제고에 새로운 시도로 평가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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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 산업은 하나의 기술을 활용한 수익모델이 주였고 산학협력도 단순 기술 이전이나 특허 사용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고 산학협력도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그만큼 대학의 산학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지닌 자원은 매우 다채롭다. 삼성과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은 기업의 지식자산이 많아 대학의 지식자원이 필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자기 업종의 전문성은 대학보다 뛰어나도 새로운 수익모델이나 이를 사업화하는 데는 기술적, 인적 제약이 많다. 핀테크를 예로 들면 금융기관과 핀테크 업체는 분야도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다. 따라서 금융과 핀테크를 융합할 때 재무, 플랫폼기술, 법률, 전산 등 온갖 분야에서 충돌이 생기기 쉽다. 이때 모든 분야에서 지식을 보유한 대학이 협력매개체가 되면 해결력과 시너지를 한층 높일 수 있다. 게다가 대학엔 도전정신과 창의력이 충만한 학생들이 준비돼 있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산학협력에 대한 대학사회의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실천에 많은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대학만큼 다양한 자원을 지닌 집단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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