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 대도약 달성할 청사진이 안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8일 03시 00분


정부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에 3.9%의 성장을 달성하고, 일자리 45만 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4년 만에 세계 경제 성장률(3.6%·국제통화기금 예상치)을 넘어서게 될 것 같다. 어제 정부는 내년도 경제 전망과 정책 방향을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접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의 기적을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물리학에서 퀀텀 점프란 어떤 일이 계단을 뛰어오르듯 급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경제에서는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 발전을 할 때 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경제정책은 내수 활성화, 민생 체감 경기, 경제체질 개선의 3가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계획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다. 비록 특징이 없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이번에 내놓은 계획을 꼼꼼히 실천해 내수가 살고 체감 경기가 좋아진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떻게’ 퀀텀 점프를 달성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에는 교육 주거 의료 3대 생계비 경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구체적 정책들이 포함돼 있었다.

정부는 내년 1월에 임금제도 개선 방안과 국내 관광활성화 방안, 3월에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사교육비 경감 대책, 6월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차별 개선 대책 등을 발표하겠다는 일정만 내놨을 뿐이다. 성과를 내야 할 집권 2년차 정부의 경제정책치고는 밋밋한 나열에 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 추진에 대한 구체적이고 뚜렷한 청사진이 없다”고 경제팀을 질타했다.

내년에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재정은 더이상 늘리기 어렵고,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마당에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 불안,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감소, 10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 위험 요소에 얼마나 잘 대처할지는 현오석 부총리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경기 회복세#경제 성장률#일자리#퀀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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