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학래]‘농림축산부’를 향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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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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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
이학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농업은 국민의 소중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라고 말했다.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 당선인으로 매우 적절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농업의 총생산액은 약 42조 원이다. 농업이 전자,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산업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산업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면에서 그 중요성은 어느 산업 못지않다.

최근 기후변화 및 빈번한 천재지변으로 전 세계적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식량 부족이 큰 국가적 불안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제 세계 각국은 자국의 식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옥수수 수출 금지, 필리핀의 쌀 수출 금지 등만 보더라도 이제는 달러만 있으면 식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안이한 생각은 정말 떨쳐버려야 한다.

5년 전 많은 기대 속에 시작되었던 이명박 정부의 장밋빛 국가정책은 집권 초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불거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멀어졌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농업을 생명산업, 안보산업이라 역설한 박 당선인의 인식은 매우 고무적이고 인상적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해양수산부 부활은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수산 분야를 신설되는 해양수산부로 이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농림수산식품부의 명칭 변화 또는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변화의 시대를 맞이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수산’이 이관된다면 그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는 것이 ‘축산’이 아닌가 한다.

요즘 들어 축산은 전체 농산업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1960년대 국내 농업생산액 상위 10대 품목은 쌀, 겉보리, 쌀보리, 볏짚, 고구마, 밀, 감자, 돼지, 닭, 연초 순이었다. 요즘은 쌀이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돼지가 2위, 한육우가 3위, 닭 우유 계란 오리가 4∼7위를 점하고 있다. 모두 축산물이다.

박 당선인도 “축산은 쌀과 함께 우리나라 식량산업의 핵심 축이다.”라고 했다. 이제는 농업, 임업, 축산업, 식품산업이 함께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시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축산업은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독특한 장점도 많이 지닌 산업이다. 우선 축산업은 독자적으로 고용능력이 있는 산업이며 상시고용이 꼭 필요한 산업이다. 특히 국내에 연고가 없는 새터민의 경우 간단한 교육과정을 거쳐 축산농장에 일하게 된다면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기술을 습득해 자립할 수 있다. 또 축산업은 국민 건강과 가장 밀접하면서도 민감한 산업이다. 차기 정부는 외국산에 비해 안전한 국산 축산물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축산업은 전 세계 축산물의 약 60%가 소비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축산물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축산물 가격과 중국의 축산물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축산물이 중국과 비교하여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이란 것을 의미한다.

15일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 발표에 따라 출범할 농림축산부와 함께 우리 농업, 농민, 농촌이 행복한 시대를 맞기를 기대한다.

이학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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