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종규]“금연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 개인-사회-제도적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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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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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건강 100세 시대’를 논하는 요즘 규칙적 운동과 같은 좋은 생활습관이 있는가 하면 흡연과 같이 건강에 해를 끼치는 나쁜 생활습관도 있다. 어떤 어른은 흡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자식에게 세습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나라에서는 금연을 위해 세 가지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다.

첫째, 자발적 노력이다. 신년이 되면 많은 애연가들이 금연을 결심한다.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3일, 길어야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금연 성공은 자발적인 노력이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둘째, 사회적 노력이다. 어렵지만 애연가들이 금연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때로는 강요도 한다. 금연포스터를 붙이고 공익광고로 흡연의 심각성을 알리며 금연운동협회가 중심이 돼 사회운동으로 확산하기도 한다. 고인이 된 이주일 씨의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는 말은 많은 애연가들이 금연을 결심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 국내 모 기업이 ‘흡연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 방침을 발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셋째, 제도적 노력이다. 이는 금연을 위한 방법을 법제화해 강제하는 것이다. 크게 비가격제도와 가격제도로 나눌 수 있다. 비가격제도는 공공장소 및 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또 담뱃갑에 흡연 경고문구나 경고그림을 게재토록 해 흡연가의 금연을 유도한다. 담배회사가 흡연가를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담배가 순하다거나 어떤 맛이 난다’거나 하는 문구와 표현을 법적으로 금지하기도 한다.

가격제도는 담뱃값을 통해 금연을 확산시키려는 노력이다. 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를 기준으로 갑당 캐나다는 1만300원, 스웨덴은 1만600원, 영국은 1만2900원, 호주는 1만5200원이지만 우리나라는 2500원에 불과하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보면 캐나다는 18.2%, 스웨덴은 13.5%, 영국은 22.3%, 호주는 18.0%이지만 우리나라는 48.3%에 이른다. 담배가격과 흡연율 사이에 역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준다.

제도적 노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174개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했다. 이 협약은 담배 공급과 수요 감소를 위한 강력한 금연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흡연 예방과 담배 규제에 대해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는 제5차 FCTC 당사국 총회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금연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금연을 위한 제도 개선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연을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자발적 노력은 더욱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금연하려면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과정을 돕기 위해 정부는 금연전화(1544-9030)와 보건소의 금연교실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금연! 모든 국민과 흡연자 가정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을 ‘제25회 세계 금연의 날’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가고#임종규#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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