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라뱃길 서울까지 들어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6일 03시 00분


김포와 인천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이 어제 개통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다. 작년 10월 이후 시범 운영기간에 서울 여의도에서 김포터미널과 서해의 덕적도를 잇는 유람선이 오가면서 지금까지 13만 명의 탑승 실적을 올렸다. 개통 이후에는 김포에서 출발해 평택 제주 여수는 물론이고 중국의 칭다오 톈진을 잇는 화물선이 취항한다. 아라뱃길은 원래 홍수를 막기 위한 굴포천 방수로였다. 기존 방수로 14km를 준설하고 확대하는 한편 연결수로 4km를 추가로 뚫어 18km의 아라뱃길이 완성됐다. 뱃길 수송은 연료효율이 철도의 2.5배, 트럭의 8.7배다. 생산유발 3조 원, 일자리 2만5000개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홍수방지, 관광레저, 녹색물류 기능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라뱃길의 역사는 고려시대 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신정권이 운하 건설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굴포천만 남았다. 조선 중종 때도 운하 공사에 실패했다. 1995년 홍수 때 굴포천의 방수 기능을 확충하고 평상시에는 뱃길로 활용하기 위해 경인 운하사업이 추진됐다가 2009년에야 경인아라뱃길 사업계획이 확정돼 공사가 시작됐다.

아라뱃길은 서울∼부산을 이으려던 한반도 대운하와는 크게 다르다. 낙동강과 한강을 잇자면 긴 터널을 뚫어야 하고 대형 갑문이 여럿 필요하다. 공사비는 천문학적으로 들지만 투자 대비 효율성은 높지 않다. 아라뱃길은 기왕 만드는 방수로에 한강을 연결하는 물길만 튼 것이다. 아라뱃길에는 5000t 이하의 소형선만 오갈 수 있지만 김포를 떠나 우한 난징 등 중국의 내륙수운 도시를 잇는 물류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천∼김포 아라뱃길이 이어지면 한강을 통해 여의도∼김포를 연결해 ‘서해뱃길’을 조성하려 했다. 인천∼김포의 18km를 잇는 데 2조2500억 원이 든 반면 김포∼여의도 15km를 잇는 비용은 10분의 1인 2250억 원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고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서해뱃길은 김포에서 끊어져 ‘반 토막 뱃길’이 되고 말았다. 박 시장은 선거 때 “전임 시장이 한 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뱃길을 한강으로 잇는 사업이 왜 문제가 되는지 시민 공청회라도 열어 따져볼 일이다.
#사설#경인 아라뱃길#인천#김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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