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임혁백]2012 대선에서 선택받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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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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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1년이 ‘글로벌 앵거(anger·분노)’의 해였다면 2012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가 될 것이다. 2012년에 세계 58개국에서 정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선거가 예정돼 있고 12월 19일 한국에서 대선이 치러짐으로써 ‘2012 글로벌 선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이다. 2012년 대선은 2011년에 분출된 분노를 대의 민주주의의 장내로 흡수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예외 없이 4대 균열구조인 지역, 이념, 계급, 세대가 리더십을 압도했다. 그런데 3김의 퇴장과 정보통신 혁명으로 후보자에 관한 정보가 강물처럼 흐름으로써 리더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안철수는 지역, 이념, 계급에서 뚜렷한 기반이 없는데도 ‘잘났으면서도 겸손하고, 약자의 아픔에 애통해하는 나눔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박근혜 대세론’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스스로 대선후보라고 공언하지 않았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선택받게 될 것인가. 2012년 말 한국인들은 신자유주의 처방이 ‘20 대 80의 사회’에서 나아가 ‘1% 대 99%’의 초양극화 사회를 초래함으로써 사회통합을 무너뜨리고 있는 시점에서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고, 불공정사회를 만든 기득권자들을 퇴출시키며,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온정적이면서 능력 있는’ 리더를 선택할 것이다. 2012년에 선택받게 될 리더십은 SMART+C로 요약된다.

후보자 정보넘쳐 리더십 영향력 커져

첫째, 2012년에 선택될 리더십은 작으면서도 부드러운 연성(Small & Soft) 리더십이다. 유동적이고 유연하면서 항상 이동하는 신유목사회를 이끄는 리더에게는 조직의 몸집을 줄여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연성 리더십이 요구된다. 둘째,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추종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유목적인(Motivation & Mobile)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는 국민과 소통하고 네트워킹하면서, 천하에 인재 등용문을 개방하고 포용과 관용을 통해 그들로 하여금 ‘즐겁게 자발적으로 추종(willing obedience)’하는 팔로어십(followership)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다. 셋째, 능력과 매력(Achievement & Attractive)을 겸비하고 있는 리더다. 그는 지연, 학연, 혈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아니라 성과, 능력, 일에 대한 열정을 근거로 추종자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능력주의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으며, 능력주의를 시행하기 위해 스스로 매력과 능력을 키우고 연마한다. 매력적인 리더는 연성권력, 경성권력 그리고 점성권력(sticky power)이 복합된 스마트파워를 갖고 있는 지도자다. 점성권력이란 물질적 보상과 인간적 매력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추종자와 지속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추종자들로 하여금 끈끈이처럼 리더에게 달라붙게 하는 리더십이다. 넷째, 웹2.0 시대의 소통방식인 SNS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의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면서 기득권화된 관념과 이념을 폐기하며 비판적 성찰과 상상력을 동원해 새것으로 재탄생시키는(Rapid & Reinventing) 리더다. 다섯째, 변혁적이고 초월적인(Transforming & Transcending) 리더다. 변혁적 리더는 장기적 시계를 가지고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추종자들로 하여금 능력 이상의 열정을 발휘하도록 돕는 리더이고, 초월적 리더는 시대뿐만 아니라 연고주의를 초월하고, 자신의 사익을 초월하여 공익을 위해 희생하는 리더다.

SMART 리더십에 하나를 더 보탠다면 창조적이면서 국민의 슬픔에 애통해하는(Creative & Compassionate) 리더십이다. 한국 사회는 지휘자의 조율하에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형’ 산업사회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이 만나 악보 없이 즉흥적으로 멋진 선율을 연주하는 ‘재즈밴드형’ 신유목사회로 변해 가고 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자유와 풍요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 리더만이 신유목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또한 신유목사회를 이끌어 갈 리더는 가족, 동료, 지역, 민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애통해하는 리더다.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리더다. 애통해하는 리더는 교육을 통해 언제, 어디서라도 취업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민을 양성해(敎民) 국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 부유한(富民) 나라를 만들려 한다.

국민과 소통하고 애통해하는 리더 유리

그러나 훌륭한 리더십은 2012년 말에 국민으로부터 선택되는 데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국내정치와 국내경제,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그리고 지역, 이념, 계급, 세대라는 구조적 제약하에서 국민들은 최상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를 전환기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으로 선택할 것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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