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北정책 ‘일관성과 유연성’ 시험대에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신임 통일부 장관에 류우익 전 주중대사를 내정하고 정계로 복귀하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보충 인사를 했다. 신임 문화부 장관에는 최광식 문화재청장, 복지부 장관에는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정치권으로 돌아간다.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일솜씨 좋은 분들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개각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 씨로 교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은 물론이고 야권도 줄기차게 현 장관 교체를 요구했다. 최근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이 대통령에게 교체를 강력히 건의했다. 그러나 현 장관 교체는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 측근인 류 전 주중대사를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 앉히면서 현 장관을 대통령통일안보특보로 임명한 것은 대북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을 함께 고려한 절충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전문성이나 국민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측근에 대한 배려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북(對北)관계가 미묘하고 중요한 시점에서 대통령의 측근이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대북정책이나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나아가 미래의 통일까지 내다본다면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어 시의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신임 통일부 장관은 미국 중국과의 협조 강화에 특히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는 성급한 정상회담 추진은 경계해야 한다.

최 문화부 장관 내정자는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은 물론이고 민주주의의 기초인 언론 창달을 위한 신문산업 발전에도 각별히 힘써야 할 것이다. 임 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재정과 복지의 균형을 취하면서 생산적 복지정책의 개발, 복지전달 체계의 합리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는 신임 장관 후보자들의 역량과 비전을 중심으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