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EU FTA 효과’ 보고도 한미 FTA 반대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7월 유럽연합(EU)에 대한 자동차 수출액은 4억5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증가했다. 국산 삼겹살 값은 올랐지만 벨기에산은 냉동이긴 해도 100g당 1180원에서 800원으로 32%나 떨어져 국내 소비자들의 후생(厚生)을 돕고 있다. 7월 1일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과 한 달 사이에 이런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는 한국과 EU가 FTA 협상을 시작하기 전인 2007년 6월에 타결되고도 4년 2개월이 흐른 지금껏 국회 비준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미 FTA가 2009년에 발효돼 생산성이 충분히 향상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10년간 최대 80조 원, 취업자는 10년간 최대 33만6000명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을 봐도 미국과 FTA를 맺은 모든 나라에서 미국의 직접 투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도 우리 쪽 이익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이익 균형이 깨졌다”며 우리가 손해 봤다고 주장하지만 자동차업계는 “비준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유독 한미 FTA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한다. 한미 FTA 타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임에도 노무현을 계승한다는 친노(親盧)세력조차 한미 FTA 반대 깃발 아래 모이고 있다. 한나라당 정권을 무조건 막아서고 이명박 정부를 괴롭히겠다는 심산 때문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난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기까지 1994년부터 사실상 16년이나 ‘1만 달러대의 덫’에 갇혀 있었다. 2007년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은 것은 당시 환율 급락의 영향이 컸다. 한미 FTA는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과학기술 서비스산업 스마트파워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협정이 우리 경제에 결정적인 힘이 된 것처럼 한미 FTA는 불확실한 시대의 보험이자 선진국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한미 FTA 발효를 막는 것은 한미동맹 강화뿐 아니라 경제성장, 일자리 증대, 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을 훼방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 FTA 반대그룹 중에는 4대강 사업도 대운하라며 반대했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도 부정하거나 북한 소행인지 알 수 없다고 한 세력이 많이 포함돼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세력에 휘둘려 FTA 국익을 언제까지 포기할 것인가. 한미 FTA 발효를 위한 국민적 응원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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