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마와 北 방류 대응 빈틈없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30일 03시 00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역에 어제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국철 1호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근 동부간선도로를 지나가던 차량 여러 대가 흙 속에 파묻혀 1명이 죽고 3명이 부상했다. 장마철에 산비탈에서 별다른 수방(水防) 대책 없이 공사를 벌이다 화를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과 경기 북부, 충남지역에서는 행락객 실종과 가옥 도로 및 농경지 침수가 발생했고 하천의 수위(水位)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오늘까지 최고 120mm의 비가 더 내린다고 하니 피해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이 장마에 취약한 지역을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고 수방 대책을 꼼꼼히 재점검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난한 서민이 많이 사는 지역일수록 장마와 홍수 피해가 나기 쉽다. 장마 홍수 태풍 대책이 곧 민생(民生)이고 서민 대책인 이유다.

북한이 임진강 북쪽에 있는 황강댐을 27일 밤부터 예고없이 방류하기 시작했다. 북쪽에서도 시간당 30mm의 폭우가 내리자 황강댐 방류를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임진강 하류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장과 구제역 매몰지가 산재(散在)한 시도의 경우 더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 4대강 일원에서 공사가 막바지 단계와 와 있다. 장마철 호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25일에도 경북 칠곡군 왜관철교가 장맛비에 무너졌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교각 주변을 계획된 것보다 더 깊이 준설했고 교각 밑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교량 보호공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19개 시군의 구제역 매몰지 담당 직원 2100여 명을 비상근무 하도록 하고 응급복구반도 대기시켰다. 본보가 6월 초 전국의 구제역 매몰지를 취재한 결과 매몰 자체가 부실했거나 배수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아 장마철에 후유증이 우려됐다. 각 시군은 구제역 매몰지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철저히 점검하기 바란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집중호우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형사고를 예방하고 주민을 효율적으로 보호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라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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