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씨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행하는 주간신문 ‘교육희망’에 전교조의 노선과 활동을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2008년 정년퇴직하기까지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였던 그가 “나는 전교조란 말에 반감이 있다”며 쓴 글이 교원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시인은 ‘지나치게 뻣뻣하고 경직돼 있고, 불친절하다. 일방적이다’라며 전교조의 독선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불만과 불평으로 가득 찬 불편한 얼굴을 거두어들여라. 반성하라 마음의 문을 열어라. 부드럽고 착하고 선량하고 정답고 따사로운 사랑으로 빛나는 얼굴을 보여 달라’고 충고했다. 전교조 사람들의 불만에 차 있는 얼굴은 자기들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불의와 타협한 세력이거나, 타파해야 할 기득권 세력이라고 보는 세계관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경직된 태도로는 사회에서 정답고 따사로운 사랑으로 살아가는 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기 어려울 것이다.
김 시인은 ‘놀랍게도 전교조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존경받고 심정적으로 사랑받는 줄 안다’며 ‘자기들 말을 안 들으면 한물간 시대착오적인 가치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탄식했다. 전교조 사람들은 김 시인이 이런 말을 할 정도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는 ‘진보적인 교육감이 당선되자 그 권력의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교사들이 늘었다’며 ‘어떻게 하든지 한자리 차고앉으려는 그들을 바라볼 때 심한 배신감과 인간적인 환멸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감투에 욕심을 부리는 교사는 참교육과 거리가 멀다. 교육감 선거가 교육계를 권력다툼으로 분열시키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김 시인은 섬진강 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주옥같은 시들을 써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오죽 답답했으면 ‘한심한 당신들의 동지’라는 제목의 글을 썼을지 짐작할 만하다. 일부 전교조 교사는 그의 애정 어린 충고를 고까워하는 모양이다. 모 여고 교사는 같은 신문에 쓴 글에서 “싸움의 현장에서 단 한 번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며 “제 눈의 들보부터 뺄 일”이라고 김 시인을 공격했다. 전교조 교사들은 불만과 불평으로 가득 찬 얼굴을 거두고 김 시인의 말을 새겨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