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모세종]지역 균형발전은 양보를 통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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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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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종 인하대 교수 대외협력처장
모세종 인하대 교수 대외협력처장
국가의 발전은 어느 특정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발전이어야 한다. 국가의 재정이 넘쳐나 모든 곳을 한꺼번에 발전시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는 이상 국가 발전은 지역이나 분야가 선택적이고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 즉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전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이나 국제공항 건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에서 나타나듯 모든 국민은 어떤 발전이든 자기 지역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지역인가에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자기 지역에만은 안 된다고 하는 주장과는 대조적이다. 정치인들도 지역이기주의를 대변하듯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입지를 높이는 계기로 이용하기도 한다. 자신이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역 간 대립과 갈등이 악순환처럼 되풀이돼 국민의 화합은 멀어져만 간다.

살기 좋은 국가 건설이란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는 것으로, 이는 한꺼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거쳐야 한다. 우선 필요한 곳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궁극에 가서는 균형을 잡는 것이다. 한국의 얼굴인 수도 서울의 발전은 우선적일 수밖에 없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에 따른 주변 수도권의 발전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는 수도권의 발전이 인위적이고 선택적이어서는 안 된다. 현재와 같은 수도권의 비대화는 궁극적으로 균형을 잡는 국가 발전이라는 점에서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지방은 피폐해지고 수도권은 복잡함에 허덕인다. 수도권은 집중을 방치한 채 복잡함의 피로에서 벗어나려 정책을 강구하지만, 이것은 늪에 빠져 살려고 발버둥치다 더 깊이 빠져드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의 처방은 균형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모든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해 몸부림쳐야 하지만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는 시도에서 자기 지역이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슴속에 담아두자. 우리 지역에 더 좋은 공공기관이 이전해 와야 한다는 생각은 선의의 경쟁이어야 한다. 국가 발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정치인들도 지역구만을 챙기려는 생각을 버리고 국가 전체를 보았으면 한다. 경쟁도 해야 하지만 양보도 해가며, 그 속에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균형 발전이 이루어져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지역이기주의는 감소될 것이다. 수도권도 세계적 경쟁력을 운운하며 규제를 풀고 더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지방의 균형 발전이 이루어지고 난 후가 되어야 한다. 지방의 발전은 국가 전체의 발전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지방의 발전 없이 한국의 발전을 말할 수는 없다.

국가 발전에는 전략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있어야 하지만 균형을 고려한 적절한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 발전에서 소외되거나 낙후된 곳은 발전계획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또 국가가 발전하면 언젠가 모든 지역이 균형을 이루어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칫 이기주의로도 비칠 수 있는 지역 간 싸움을 멈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의 균형 잡힌 정책 결정이 전제돼 국민이 국가의 결정에 신뢰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전제를 만들게 하고 감시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정치인이나 관료도 이제 지역민을 볼모로 하는 작은 정치를 지양해야 한다.

우리 고장의 발전이 늦어진다고 해도 다음 순서라 생각하고 참고 기다리는 아량을 보였으면 한다. 미래에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사회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미개발이 최상일지도 모른다.

모세종 인하대 교수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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