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사학회, 바른 역사 記述에 기여하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한국현대사학회가 20일 창립 기념 학술대회를 갖고 출범한다. 이 학회에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전공학자뿐 아니라 정치외교사 경제사 사회사 예술사 종교사 군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100명 이상이 가입해 학회 규모도 큰 편이다. 학회 설립의 준비 작업을 맡고 있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이념적으로도 보수 중도 진보 학자까지 폭넓게 참여했고 우리 현대사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현대사 연구는 민감한 분야라는 이유로 학계의 기피 대상이 되거나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거의 독점되다시피 했다. 일부 좌파 학자들은 대한민국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라는 논리구조에 맞춰 역사를 왜곡 기술했다. 이들은 교과서 집필자로도 나서 편향적인 시각의 교과서를 만들어내고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줬다. 그 결과 젊은 세대 사이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놓고 혼란이 야기됐으며 반미 친북 정서를 확산시키는 배경이 됐다.

학회 출범에 앞서 한국현대사학회 측은 21세기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인 조류에 맞춰 현대사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추구하고 역사교육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우리 현대사를 연구하고, 학문으로서 객관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학회 활동을 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운영 방향이 뿌리를 내리고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현대사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 연구는 소수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여러 전공자의 활발한 토론 속에서 합일점을 찾아가는 종합 학문이 돼야 한다.

그동안 한국사 전공자들이 주도한 현대사 기술은 우리 현대사가 국제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개된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민족통일’이라는 소망에 지나치게 매몰된 나머지 ‘침략과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현대사를 다룬 측면도 있다. 폐쇄적인 역사인식으로는 현대 한국과 한국인의 삶을 설명할 수 없으며 후대에 올바른 역사관을 물려주기도 어렵다. 대한민국의 유지와 지속적 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현대사의 편향성 극복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현대사학회가 바른 역사의 정착을 위해 본격적 논의의 장을 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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