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창권]北습관적 도발, 국제공조 대응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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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 후방에 위치한 해병대 기지를 정조준하고 수십 발의 포격을 가해 많은 피해를 초래했다. 해병 2명이 전사하고 장병과 민간인 10여 명이 부상했으며 해병대 시설 및 민간 주택이 파괴되고 산불과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 군은 자위권을 발동하여 즉각 K-9 자주포 80발로 대응사격을 하고 공군기를 대기시켜 도발에 대비했다. 또한 북한에 군사도발을 즉각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전군에 비상경계태세를 발동했으며 한미연합자산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감시와 대응체제를 강화했다.

또 벼랑끝 전술 드러낸 北

이번 연평도 해안포 포격은 치밀하게 계획된 군사도발로서 북한의 호전성과 벼랑 끝 전술 행태를 다시 보여준다. 우리의 연례적인 호국훈련을 빌미로 직접적인 해안포 공격을 자행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러한 도발을 반복했다는 것은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다급한 심정을 드러낸다.

북한은 대내적으로 홍수피해 및 통화개혁의 실패 등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을 해결하고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도전을 안고 있다. 또한 제2차 핵실험과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국제적 고립과 제재를 타개하고 국제적 지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얼마 전 6자회담을 제의했으나 국제사회는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대화를 위한 진정한 행동과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은 북한이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군사도발과 위협 확대전략을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차단하고 이를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억제전략은 군사도발에 의해 얻을 것이 없는 반면에 잃을 것이 많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북한의 해안포 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은 억제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될 것이다.

북한은 서해 5개 도서와 북방한계선 지역에서 자신의 지전략적 이점을 활용하여 기회만 있으면 군사도발을 반복적으로 자행할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은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새로운 치적과 권위를 만들어내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적 도발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북한의 행태를 힘으로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을 서해지역에 배비하고 강력한 군사태세를 갖춰야 한다.

위기관리체제 강화해야

나아가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의연하고 침착하게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독재정권의 특성상, 그리고 더 잃을 것이 없다는 막다른 심정에서 좀 더 과감하고 호전적인 도발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의 행태를 면밀히 감시하여 이러한 도발을 즉각 차단토록 하면서도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의 인식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과의 게임 형태를 남북 간 대결이 아닌 지역 국가 모두가 참여하는 게임의 형태로 바꾸어 북한의 행태를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동북아지역의 국가들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히 원한다. 북한은 최근 미국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보여주고 묵시적인 핵위협을 가했다. 북한의 핵능력은 이제 한반도 차원을 넘어 국제적 안보에 중요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즉각 대응하도록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공고히 하고 위기관리체제를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정책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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