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브라마 첼라니]中의 팽창, 아시아 안보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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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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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냉전적 영토분쟁은 지역의 장기적인 평화가 현존하는 국경에 대한 존중에 달려 있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최근 중국과 주변국의 잇따른 영토분쟁은 중국의 정책에 주목하게 한다. 아시아 주요 국가는 중국이 빠르게 커지는 힘을 바탕으로 이웃국가에 대한 영유권 주장 강도를 높이는 점을 우려한다. 심지어 중국은 소국(小國) 부탄에도 군사적 방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시아에 중대한 외교적 도전이다. 아시아는 경제적으로는 더 상호의존적이 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더욱 갈리고 있다.

힘 앞세워 주변국가와 영토분쟁

6·25전쟁과 티베트 합병이 시작된 1950년 이후 아시아에서는 국가 간 전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 유럽에서와 같은 전쟁은 오늘날 생각할 수도 없는 반면 20세기 후반 아시아에서의 전쟁은 안정되거나 갈등이 끝나기는커녕 대치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군사 갈등에 개입했다. 근대중국의 역사 속에서 지도자들이 군사적 선제도발을 전략적으로 방어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는 여러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일례로 중국은 6·25전쟁 참전을 미국에 대응하고 한국을 돕기 위한 전쟁이라고 언급했다. 인도와 옛 소련, 베트남과의 국경 갈등에 대한 공식 문서는 이를 자위적 대응 공격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선제공격은 중국이 약하고 가난하며 내부적으로도 갈라져 있을 때 일이다. 중국의 힘이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평화적 부상’이라는 구호 속의 중국은 군사적 역량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은 독재권력을 유지하고 국내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군부에 대한 의존도를 늘리고 있다. 외교정책에 대한 군 고위층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영토 및 영해와 관련한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중국은 난사(南沙·영어명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해 타협할 수 없다는 움직임을 보였고 황해에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중국은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와 일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한다.

중국은 한국과도 고대 고구려를 놓고 2004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중국은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 역사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일한국 등장 시 중국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시도로 보인다. 현재의 중국-북한 국경이 최종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미래 국경에 대한 잠재적인 긴장 가능성을 높였다.

중국의 강한 영유권 주장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국경을 존중하는 일은 평화와 안정의 선제조건이다. 많은 유럽 국가는 인정하기 싫더라도 국경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움으로써 평화를 쌓았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정통성을 주장하며 오래된 불만을 반복한다. 외세의 손아귀에 놓였던 100년간의 수모 이후 중국의 존엄을 완벽히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협상 가능성 차단해 더 문제

아시아의 현재 영토구획을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은 정치적 협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결국 국경은 중국이 과거에 보여줬듯 협상테이블이 아니라 전장에서만 다시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웃국가와 영토를 둔 싸움에서 중국은 과거 경쟁구도를 강화할 뿐 아니라 아시아의 지속적인 경제적 번영을 위협한다. 중국이 아시아를 이끌 믿을 만한 지도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른 아시아 국가와 아시아의 실세인 미국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말처럼 중국에 선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평화적인 부상과 일방적인 국경 재배치는 공존할 수 없다는 점 말이다.

ⓒProject Syndicate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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