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손택균]영진위원들에 7대1로 ‘비토’당한 조희문 위원장

동아일보 입력 2010-09-29 03:00수정 2010-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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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7명, 반대 1명.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한 위원 8명은 이 같은 결과로 아래의 내용을 의결했다.

“조희문 위원장은 영진위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5장 제22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며 임면권자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언급된 강령은 “영진위 임직원은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알선, 청탁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조 위원장은 의결에 앞서 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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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임시회의는 8월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송한 통보문에 대해서 논의해 달라는 문화부의 요청으로 열렸다. 이 통보문은 8월 초 한국독립영화협회로부터 신고 받은 조 위원장의 독립영화 제작 지원 사업 심사관련 청탁 의혹 사안을 조사한 결과 “공직자 행동강령을 일부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발단이 된 사건은 5월에 일어났다. 조 위원장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출장 중 영진위의 2010년 상반기 독립영화 제작 지원 사업 심사위원 9명 중 7명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의 선정을 부탁했다. 조 위원장은 “압력을 넣으려는 뜻은 없었다. 독립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직무 범위 안에서 의견을 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계 단체들은 “직권남용 및 업무상 배임 행위”라며 조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이 불거지고 1주일 뒤 신재민 당시 문화부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위원장이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건 행동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유감 표명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4개월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다. 이달 초 문화부가 개최한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한 영화인 대토론회’에서 한 패널은 “위원장이 물러나지 않은 마당에 토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2009년 9월 취임한 조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 위원장 임기는 3년이지만 전임 강한섭 위원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것이다. 강 전 위원장은 노조와 갈등을 겪다가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영진위가 최하위 성적을 받은 뒤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영진위의 올해 예산은 443억 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진위 위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위원장 때문에 영화 지원 사업 심사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난 뒤 영진위가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진위 임시회의가 언급한 ‘상응하는 조치’의 뜻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손택균 문화부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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