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치산치수 무능력’ 북한의 물난리 비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북한에서 떠내려 온 목함지뢰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우리 군이 30여 발의 목함지뢰를 찾아내 처리했지만 발견되지 않은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임진강과 강화지역을 방문하는 피서객과 지역 주민의 주의가 요망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고의로 지뢰를 흘려보낸 것 같지는 않고, 폭우로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올여름에도 북한은 심각한 수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9일 개성시에 50년 만의 폭우가 쏟아져 논밭이 잠기고 민가와 도로 교량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같은 달 23일에는 이례적으로 심야에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하루 최고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북한의 물난리는 거의 연례행사다. 2006년에는 844명, 2007년에는 5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북한은 당초 8월로 합의했던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수해를 이유로 10월로 연기한 바도 있다. 북한에 근본적인 수해 대책이 없어 해마다 화를 자초한다. 개성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배수시설을 잘 갖춘 개성공단은 아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북한의 산은 대부분 민둥산이다. 휴전선 이북은 ‘붉은 산’이고 남쪽의 산들은 녹색의 바다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북이 모두 붉은 산이었으나 남쪽은 산림녹화(山林綠化)로 국토의 색깔이 달라졌다. 북에서는 땔감이 모자라 나무를 마구 잘라내고, 식량이 부족해 경사도가 높은 산에도 밭을 일군다. 산에 나무가 없으니 장마철이면 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강은 하상(河床)이 주변 평야보다 높은 천정천으로 변했다. 작은 비에도 강이 범람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다.

강둑을 보강하고 하상을 준설해 홍수 피해를 줄이고 수자원을 확보하는 치수사업은 이념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사업이다. 서울에서도 한강 사업 이후 마포구 망원동 등 상습 침수지역이 수해에서 해방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제라도 강성대국 같은 헛소리를 집어치우고 치산치수(治山治水)에 눈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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