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연합훈련 이후 더 치밀해야 할 對北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9일 03시 00분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하는 무력시위의 핵심인 한미 연합훈련이 어제 완료됐다. 이번 훈련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을 비롯한 함정 20여 척과 F-22 랩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기 200여 대가 참가해 북한 도발에 대한 결연한 응징 의지와 군사 능력을 과시했다. 한국 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령관이 매월 합참과 연합사의 상황보고 회의에 함께 참석해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결실이다. 9월 서해에서 실시하는 한미 연합훈련도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강력한 대북(對北)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으로 한미가 방어훈련을 하게 된 과정을 무시하고 도둑이 몽둥이 들고 나오는 격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보복성전’을 다짐하며 “강력한 핵 억제력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6일 “조선(북한)은 핵실험을 핵 억제력 확보의 필수적인 공정상 요구로 간주하고 있고 과거에도 실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단행했다”며 핵실험 위협을 했다. 이미 2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이 3차 핵실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 양국은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이번 훈련은 우리의 안보와 외교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한미 공조 강화와 함께 주변국,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이 안보의 핵심 과제가 됐음을 절감해야 했다. 한미 연합훈련도 중국의 반대로 당초 6월 초에서 한 달 이상 늦어졌고 장소도 중국이 반대하는 서해를 피해 동해로 바꿨다.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최근 열흘 사이에 서해와 서해 인근 내륙에서 3차례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는 홍콩 언론과의 회견에서 “인민해방군(중국군)은 중국의 동맹국인 북한이 침공을 받을 경우 북한을 방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훈련을 실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북한을 끝까지 끌어안을 것임을 이번에 행동으로 드러냈다. 북한의 명백한 도발을 계속 감싼다면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공허한 레토릭(수사)이 될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북-중 혈맹이 단단할수록 한미 공조는 더 긴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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