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태호]코리안드림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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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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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10만 명을 넘어섰다. 농어촌 지역은 결혼이주여성이 급증하면서 10명 중 4명 이상이 다문화가정이다. 한국사회의 다문화 현상은 그 정도가 더욱 깊어지리라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는 단일민족, 배달민족을 강조하면서 외국인에게 이중적 잣대를 갖다 대며 타 문화를 이질적으로 생각하고 배척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지식과 정보가 만연하는 지구촌 사회에서 산다. 급변하는 지구촌 사회에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배타적 사고와 편협한 자세는 시대착오적이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변모하리라는 점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변화의 물결을 누구도 거역할 수는 없다. 다문화사회라는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해야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많은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은 한국의 경제발전, 농어촌 가정 형성, 한국 문화의 소개, 국제적 이미지 향상 등 여러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건국 초기부터 이민을 적극 받아들였던 미국은 혼합문화(Melting Pot) 속에서도 세계에서 제일가는 강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다. 다문화사회라는 현상을 막 맞이한 한국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은 미숙한 한국어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경제적 빈곤과 자녀교육의 어려움, 남편의 무시와 학대, 고부갈등, 취업난, 매매혼 같은 결혼, 권리구제의 어려움, 심각한 문화 격차, 편견과 차별을 당하고 있다. 이에 다문화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국민 모두가 문화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정하고 열린 문화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결혼이주여성의 가정과 외국인에게 체계적인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저소득 계층인 다문화가정에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직업훈련 기회를 주고 취업을 알선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언어 구사 능력의 결여로 학습 부진을 겪는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는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방과 후 학교나 튜터(Tutor)제도를 통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또 결혼이주여성이 생소한 문화와 환경에 더 잘 적응하도록 같은 국가 출신끼리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활동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획일적인 지원 정책보다는 거주 인원, 성격,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다문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을 주선할 때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관리로 사기결혼이나 매매혼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외국인 차별 금지, 인격 존중, 인권 보호 등 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 빛깔도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 색깔이 어우러질 때 아름답고 보기가 좋다.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 정보화 사회에서 외국인이 차별 없이 잘 사는 일은 아름답고 건강한 선진국가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미국과 서독으로 이주한 한인이 차별하에서 힘들게 일하며 고단한 삶을 꾸려가던 일을 기억하자. 희망을 갖고 한국을 찾은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의 코리안 드림이 깨지지 않도록 국가 국민 지자체 종교단체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 소르망의 충고처럼 전제적 문화를 지양하고 어려운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시켜야 21세기 선진일류 문화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송태호 경기대 교수·한국청소년정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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