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광훈]대형 - 동네 병원간 의료수준 차이는 어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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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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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진찰료를 환자가 전액 부담하게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환자단체의 대표이자 20년간 소아당뇨라는 난치성 질환으로 정기적 진료를 받는 환자로서 병원을 갈 때마다 수많은 환자로 붐비고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만 담당 주치의를 5분 남짓 만나는 상황을 경험했다.

대형병원에 대한 환자의 부문별한 신뢰가 동네병원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며 환자 자신에게도 부담이 되고 실익이 없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 여기서 간과하는 점이 있다. 1, 2, 3차 의료기관의 수준 차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동네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2차 검진센터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았다. 인슐린을 맞는 1형 당뇨라는 이야기를 하니 10년 이상 진료한 내과 전문의임에도 책으로만 접했다며 신기한 듯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런 수준의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다는 일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몇 해 전까지 응급실 입원료는 무료였다. 무분별한 응급실행을 방지하기 위해 입원비를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다행히 무조건 과도한 진료비를 책정하지 않고 지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30% 정도의 금액만 부과하는 수준으로 책정했다. 지병이 있는 사람이 치료가 늦어지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서다.

의료는 수익사업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적 서비스이자 가장 보편적인 사회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차별이 있을 수 없다. 환자들은 2개월에 한 번 방문하는 병원 진료를 앞으로는 6개월로 연기해야 하느냐고 말한다. 이번 발표대로 난치성 질환자가 과연 동네병원으로 옮길까. 동네병원에서 이들을 진료할 전문의가 몇 명이나 있을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질환에 따른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감기나 소화불량 등의 일반 질환자와 수년간 지병을 갖고 살아가는 환자의 차이를 파악하고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광훈 (사)한국소아당뇨인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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