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켄 올레타]“국경 없어진 콘텐츠 시장 한국 미디어의 미래 좌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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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 씨

사진 제공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사진 제공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서울디지털포럼 개막 기조연설자 2인 인터뷰

“한국은 뉴미디어 기술과 콘텐츠 개발 능력이 뛰어납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성장할 조건을 갖춘 나라입니다.” 1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서울디지털포럼(SBS 주최)에 참석한 2명의 미디어 전문가는 한국이 뉴미디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과 미국 주간지 ‘뉴요커’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 씨는 12일 포럼에서 각각 ‘경계 없는 미디어 세상: 디즈니가 보는 내일‘ ‘미디어생태계 신르네상스를 맞다: 새로운 디지털혁명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들은 기조연설을 끝낸 뒤 동아일보와 각각 인터뷰를 갖고 디지털 시대의 생존전략과 한국 미디어 시장의 미래를 진단했다.》

“다양한 방송사가 생겨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폭넓게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구글드(Googled)’의 저자이자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칼럼니스트인 켄 올레타 씨(68·사진)는 “채널이 다양해지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채널 경쟁이 심해지는 만큼 방송사들은 좀 더 전문적이고 품격 높은 방송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미디어 시장에 대해선 “한국은 모바일, 인터넷 등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미디어 부문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레타 씨는 신문과 방송의 결합에 대해 “미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문과 방송은 뉴스를 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부터 뉴요커에서 인물분석 섹션 기자를 거쳐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구글드’ ‘세 마리 눈먼 쥐’ 등 11권의 책을 냈다. ‘구글드’를 통해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과 방송 등 올드미디어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레타 씨는 “이런 변화의 파도에 휩쓸려갈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를 타고 서핑할 것인가는 언론사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애플의 아이패드를 통해 지면보기 서비스를 실시한 것을 예로 들며 “신문 등 오프라인들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뉴미디어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뉴미디어가 결국 신문과 방송 콘텐츠를 전하는 하나의 플랫폼에 불과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장기적으로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 구글은 단순한 플랫폼 이상”이라고 평했다. 그는 “콘텐츠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면서 “신문과 방송을 한 시간 보던 사람이 이제는 구글 검색에 그 시간을 쓰고 있다. 구글 이용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올레타 씨가 쓰는 스마트폰은 뜻밖에도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였다. 그는 “주로 e메일을 쓰거나 확인할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데 버튼식으로 돼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 구글 등 세계적인 뉴미디어 기업을 연구한 그는 “한국에서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나오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인구 5000만 명이라는 물리적인 시장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는 세계 어디로든 콘텐츠를 팔 수 있습니다. 해외 독자들이 뉴욕타임스 홈페이지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좋은 품질의 콘텐츠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입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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