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정복]늦었지만 반가운 전통무예 계승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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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칭송을 들었다. 그만큼 예를 중시했다. 예의 정신은 무술의 수련에도 나타났는데 이를 무예라고 부른다. 무예는 단순히 심신수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술을 겨루더라도 자기 절제로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 경지가 바로 무예이다. 무예는 무술의 예술적 경지를 이르기도 한다. 무예 고수의 동작 하나하나는 예술적으로 매우 정련돼 있다. 예술이 추구하는 진선미의 경지를 무예도 똑같이 추구한다.

한국의 전통무예는 중국의 무술이나 일본의 무도와는 다르다. 무술이 개인수련에 치중하고 무도가 정신의 지극한 경지를 추구한다면 전통무예는 개인수련의 의미를 초월해 공동체로 확산된다. 예를 중시하는 무예는 침략이 아닌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 홍익인간과 이화세계는 전통무예의 정신이다.

전통무예는 충효사상과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좋은 도구였다. 단순히 전쟁에 나가 적을 무찌르는 병사의 훈련법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외침과 국란으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냈던 인물도 문무겸전의 영웅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문과 무에 고루 뛰어난 대표적인 인물이다. 조선시대 세종대왕 시절처럼 문무가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때 한반도는 중흥의 역사를 구가했다. 무(武)를 경시하고 문(文)에만 치중할 때는 국가가 허약해져 국가적 위기를 맞았다.

중국과 일본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그들의 무술과 무도를 지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8년 3월에야 비로소 전통무예진흥법을 만들어 전통무예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늦었지만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7월에는 태권도 합기도 검도 특공무술 창시무예 전승복원무예 경호무술연합회 등 7개 단체를 하나로 묶은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무예총)가 출범했다.

무예를 통한 국민화합이 무예총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앞으로 500만 무예인을 하나로 모으고 무예원을 설립해 전통무예를 연구하고 세계대회를 개최하여 전 세계인이 향유하는 문화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4일부터 이틀간 대전에서 열렸던 제1회 한국전통무예전국대회는 이런 노력의 시작이다. 전통무예를 사랑하는 모든 무예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무예의 진정한 묘미를 느끼기를 희망한다.

유정복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 총재·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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