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오바마, FTA 비준 리더십 함께 보일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하느냐에 달렸다”며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한미 FTA가 양국 경제협력 차원을 넘어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의 관심사를 넘어 글로벌 위기 이후의 세계질서 정립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에게 FTA 비준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요청한 것이다.

47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양자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두 정상은 13일 핵물질의 안전 확보를 위한 국가별 행동계획을 논의할 때 2시간 동안 나란히 앉는다. 한미 FTA는 2007년 6월 29일 최종 타결됐으나 두 나라 의회의 늑장으로 3년 가까이 비준되지 못한 상태다. 한미 FTA는 미국으로서도 고부가가치의 제조업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함으로써 재정지출을 늘리지 않고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 대통령을 인터뷰한 프레드 하이엇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군사 독재국에서 번영의 민주국가로 변신한 한국이 미국과의 협력을 원하는데, 미국은 미국 소비자와 산업에 이로울 이 기회를 편협한 정치적 이익 때문에 제한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미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갈 위험성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점을 미국은 경청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가 2012년 4월 17일,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6자회담을 거부하며 갈수록 호전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의 관련 의혹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전작권 전환 재검토를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이것을 알고 있고 여러 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는 한미 정상 차원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작권 문제를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에게 두루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전작권 전환을 유예하는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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