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권순활]‘진짜 호랑이’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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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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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적극적 재정정책과 적절한 금융정책을 계속 펴면서 경제성장의 질(質)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역설했다. 그는 특히 “중국 외교의 목적은 세계평화를 지키고,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발전하는 길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NHK TV는 1일 후진타오 신년사에 대해 “경기후퇴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 세계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위상과 발언권이 높아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국제사회에서 확산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1.1%, 선진권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평균 성장률을 ―3.4%로 추정했다. 미국(―2.7%) 일본(―5.4%) 유럽연합(―4.2%)은 모두 뒷걸음질쳤다. 반면 중국 국가정보센터는 작년 자국 성장률을 8.5%로 예상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1985년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대폭적인 가치절상(환율인하)을 강요하다시피 해 관철시켰다. 그러나 당시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미국 주도의 국제경제질서 조정시스템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무너졌다.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가치절상을 거듭 촉구했지만 중국은 “미국의 과소비가 문제”라고 맞받아치면서 거부했다. 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지닌 서방 선진국들의 주요 7개국(G7) 체제와 달리 정치적 권위주의, 경제적 국가자본주의 체제인 중국이 미국과 대좌하는 G2 체제는 협조 못지않게 대결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 그만큼 불안한 것이다.

▷한국은 1960년대 초반 중국보다 먼저 수출주도 산업화를 시작했다. 우리는 ‘선발(先發)주자의 이점’을 누리는 동시에 중국이 1960, 70년대 문화혁명이란 이름의 ‘정치광풍’에 휩싸여 있었던 덕에 처음으로 중국보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빠른 성장으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중국 변수’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어떤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중국의 움직임과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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