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인기]온실가스 감축은 미래 위한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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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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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가 17일 발표됐다. 녹색성장위원회가 8월에 만든 세 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높은 수준, 다시 말해 2020년까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의 예상 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많은 논란이 있었다. 산업계는 의욕적인 감축목표가 업계의 비용증가로 연결되어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 반면, 시민단체는 현실로 다가올 기후변화의 피해를 예방하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30%보다 더 강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수차례의 공청회, 업계 및 시민단체와의 협의, 기후특위를 포함한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우리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국회도 지난해 9월 기후변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한 후 정부 산업계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대토론회를 개최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또 1년여의 논의 끝에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특위에서 9일 통과시켰다.

이번 발표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 먼저 국제적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공통 문제인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나라가 아니라 지구촌 공존공영을 위해 노력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개최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나라로서 일상생활부터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준 셈이다. 우리는 석유 등 자원을 수입하여 압축성장을 했다. 이런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석유중독으로 비대해진 경제구조로는 고유가 등 대외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선진국은 이미 석유중독을 탈피하여 날렵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중이다.

정부 국회 기업 시민단체 및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온실가스 감축, 즉 탄소 다이어트를 실천해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인류생존의 문제가 된 기후변화 이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위기를 도전기회로 삼는 슬기로움을 보여준다. 온실가스 규제 등 새로운 탄소무역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탄소 다이어트는 석유 등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살길이다.

이인기 국회 기후변화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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