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관용]저개발국에 꿈을 주는 ‘명품 새마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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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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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샤로즈 미기로 유엔 사무부총장이 경북도를 방문했다. 미기로 부총장은 경북 구미의 한 대학에서 열린 특강에서 “새마을운동은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이끈 정신운동”이라며 세계 빈곤 해결의 전도사 역할을 주문했다. 그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경북을 찾은 이유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그의 모국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이 가난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았고 새마을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는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새마을운동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미기로 부총장만이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새마을운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해 농촌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새마을운동 배우기 열풍도 거세다. 지금까지 74개국 7만여 명이 우리나라를 찾아 연수했고 13개국에서 새마을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유엔은 아프리카 빈곤퇴치 프로그램의 하나로 새마을운동을 선택할 만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새마을운동이 저개발국의 발전모델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5000년 가난의 대물림을 끊은 대한민국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경북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자,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역할 분담과 방향을 제시했다. 21세기 새마을운동은 국내적으로는 의식수준 선진화에 기여하고 국제적으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경북도는 4, 5년 전부터 아시아권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 왔다. 베트남 타이응우옌 성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주에는 새마을회관을, 중국 허난(河南) 성에는 새마을초등학교를 건립해 정신 계몽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몽골과 캄보디아에도 새마을운동을 전수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도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콩고에 주거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기로 했고 유엔과 함께 탄자니아, 우간다에 한국형 밀레니엄 빌리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럽과 남미 지역으로도 새마을운동의 지평을 열어 나갈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잘사는 것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야 된다’는 의식 개혁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해외에 새마을운동 모델을 수출할 때 역시 근면 자조 자립의 새마을정신을 그대로 전수하면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외국인 새마을지도자 양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경운대와 협력해 문을 연 새마을아카데미에서는 지금까지 외국인 2300여 명이 연수를 받았다.

국제적 협력의 틀과 네트워크를 짜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8월 반 총장을 만나 ‘새마을운동을 통한 세계 빈곤퇴치 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 스텝(UNWTO ST-EP) 재단,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국제기관과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기로 부총장이 말했듯이 새마을운동은 우리가 만든 정신문화의 명품이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가 이제는 지구촌을 도울 때다. 잘살아서가 아니라 가난 극복의 소중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동기 부여의 불씨를 줄 수 있다. 새마을운동의 전파는 국가의 품격과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곧 대한민국 브랜드 강화로 연결되고 우리 기업이 비즈니스 활동을 펴는 데 발판이 될 것이다. 세계화의 엔진을 단 희망의 녹색 새마을열차가 인류 번영과 공존의 아름다운 동행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기를 염원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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