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철]입학사정관을 먼저 사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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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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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한국의 많은 대학에서 실시한다. 여러 논란을 안고 진행하는 입학사정관제이지만 대학은 입학전형의 목적에 부합하는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과 성적을 포함해 모든 역량과 성장배경을 살피고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여 선발한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국가 사회에 공헌하도록 만들자는 것이 입학사정관제도의 근본 목적이다.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감소라는 정책적 목적보다 더 근본적인 입학사정관제도의 목적이기도 하다.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필요한 많은 요소 중 자주 언급되는 점이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신뢰성이라 할 수 있다. 객관적 지표로 측정할 수 없는 입학사정관제의 평가 방식이다 보니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입학사정관제의 발전에 만만치 않은 장애가 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이제는 사회적 통념으로 정착하는 데 비해 신뢰성이라는 중요한 요소에 대해 느슨하게라도 합의된 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을 정의하고 여기에 공감하면서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절차적인 신뢰성은 대학 입학사정관제의 계획과 시행부터 결과 분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볼 수 있는지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무제한적인 투명성이나 개인 정보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형의 각 요소에 대한 해당 대학의 연구 과정, 전형 결과를 활용하거나 학내외 인사로 구성한 입학사정관제 전형 관련 위원회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투명성이나 용이성을 절차적인 신뢰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로 입학사정관이라고 불리는 평가자의 신뢰성이다. 선발한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재직 교수 이외의 입학사정관이 어떤 특성과 문화를 갖고 있는지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학생과 학부모 등 전형 참여자가 납득할 수준의 자격을 입학사정관이 갖췄다는 전제 아래 평가자의 신뢰성은 어떤 평가자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하였고, 평가자가 교육 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인적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신뢰성 요소이다. 평가자인 입학사정관의 역량 자체가 불신받으면 입학사정관제는 운영하기 어렵다.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에 대한 사회적 소통을 도모하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한다면 입학사정관제는 한국의 사회 문화적 토양에 큰 문제없이 뿌리를 내려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김철 캐나다 라이어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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