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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틸러슨, 해고 통지를 받다

    미국 정치 용어 중에는 스포츠에서 유래한 것이 많습니다. 정치와 스포츠는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일까요. ‘Jump the gun’은 육상선수가 심판의 총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튀어나갈 때 쓰는 말입니다. ‘섣불리 행동하다’라는 뜻이지요. 이 표현은 선거 개표 때 자주 등장합니다. 개표 방송을 보면 승리가 확실히 결정되기도 전에 ‘승자(winner)’ 스티커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 개표까지 하면 승자가 뒤집어지기도 하는데 말이죠. 이런 걸 ‘jump the gun’이라고 합니다. CNN은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2008년 ‘선거결과 발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나옵니다. ‘We won’t jump the gun before the winner is confirmed.’ ‘우리는 승자가 확정되기 전에 섣불리 발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겁니다. 그 후에도 CNN은 수차례 승자 오보를 냈습니다만…. ‘Lose the locker room’이라는 표현 역시 스

    •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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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조용히 가지 않겠다”는 오바마의 으름장

    미국의 정치문화 중 가장 부러운 건 전직 대통령들의 평온하다 못해 지루한 퇴직 생활입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선활동에 열심입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화가가 돼서 전시회까지 열었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인권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들은 퇴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정치적인 발언도 삼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런 전통을 ‘deserve silence(전직 대통령의 침묵)’라고 합니다. 1933년 대통령 선거에서 허버트 후버 당시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후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는 루스벨트 후보를 맹렬히 비난했지만 루스벨트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침묵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아무런 의견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이 물으니 “He deserves my silence”라고 답했습니다. “그(루스벨트 대통령)는 내 침묵을 누릴 자격이 있다.” 현직 대통령만이 국가를 이끌 자격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후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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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북한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자

    6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주최로 북한 관련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상원 군사위 청문회는 언제나 관심을 끕니다. 존 매케인처럼 지명도 높은 의원들이 군사위에 몰려 있을 뿐만 아니라 청문회에 나오는 증인들도 고위급 정부 관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정이 바쁜 국방장관, 국무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군사위 증인으로 나오라면 군말 없이 나와야 합니다. 이번 청문회에는 여느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북한 김정은이 한국 특사단에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다음 날 열렸기 때문이죠. 북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을 담당하는 국가정보국 수장인 댄 코츠 국장이 첫 증인으로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 미국과 체결한 합의를 수차례 깨버렸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것 같은가.” 북한의 대화 제의를 호락호락 받아줄 분위기가 아닙니다. 사실 별로 놀랄 일도 아닙니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북한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는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많이 봤습니다. “Ho

    •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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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겁먹지 마세요, 살짝 그슬리러 왔어요

    이게 웬일입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그리다이언(Gridiron) 기자클럽 만찬에 등장했습니다. 취임 후 기자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주류 언론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몰아대기 바빴던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화해의 첫걸음을 뗀 걸까요. 그리다이언 기자클럽이 뭐냐고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유력 언론매체 30∼40곳 기자들의 친목단체입니다. 대통령을 초청해 연례만찬을 개최할 정도로 미국 언론계에서 위상이 높은 곳이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아내, 딸, 사위까지 거느리고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연단에 섰습니다. 참석한 기자들 중에는 ‘독설의 대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서도 독설 퍼레이드를 펼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I‘m here to singe, not to burn.”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운을 뗍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기자들을 안심시키는 겁니다. ‘(불이나 태양에) 태우

    •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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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네 운명은 얼마 안 남았어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에게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입니다. 페이스북의 권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에 대한 반감도 늘어납니다. 만약 페이스북 성토대회가 열린다면 가장 먼저 연설자로 나설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조지 소로스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자선가인 소로스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연설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을 맹비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지배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소로스 연설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Your days are numbered.” 직역을 한다면 ‘너의 날들은 숫자로 매겨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숫자로 매겨질 만큼 남겨진 날이 많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페이스북이여, 지금은 네가 최고인 줄 알지만 너의 운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소로스가 말하고자 했던 결론인 것이죠. 지금

    •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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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친구의 배신에 대처하는 방법

    John McCain throws Lindsey Graham under the bus over why he ‘f**ked it up’ during Comey hearing(존 매케인은 코미 청문회에서 자신이 엉망인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 그레이엄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다). 미국 정계에는 소문난 ‘베프’(best friend·절친한 친구) 사이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원의원 존 매케인(82)과 린지 그레이엄(63)입니다. 지난해 매케인이 뇌종양 수술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간 이가 그레이엄입니다. 둘이 침대맡에서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둘 중에 나이가 더 많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매케인이 얼마 전 망신을 당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중단 압력을 증언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한 상원 청문회에서 질문자로 나서 주제와는 동떨어진 질문을 던지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혹시 뇌종양 때문이 아닌가.’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자신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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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알카에다도 동지라고요?

    미국 정치인들은 말을 잘합니다. 불시에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어려운 이슈를 술술 풀어가며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힙니다. 머릿속에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입니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미국 정치인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 중에는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말을 하는 정치인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는 언어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 거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정치인의 언어.’ 제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 ‘리얼 폴리틱스’라는 미국 유명 정치매체가 정치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No brainer”(별거 아니다)=워싱턴 특파원 시절 정치인들이 힘든 결정을 내린 뒤, 마라톤협상을 타결한 뒤 “It’s a no brainer”라고 말하는 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건 은근한 자기 과시입니다. ‘너희한테는 어려울지 몰라도 나한테는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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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나다

    ‘Inside the Beltway but Out of the Loop’(벨트웨이 안에, 그러나 루프 밖에) 미국에서 발간된 책 제목입니다. 저는 이 제목을 보는 순간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 볼까요. 우선 ‘Beltway’부터.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 중에 하나입니다. ‘Beltway’는 원래 워싱턴을 둥그렇게 둘러싼 고속도로 이름입니다. ‘Inside the Beltway’라고 하면 워싱턴을 말합니다. 지명이 아니라 워싱턴 정치, 정치인을 가리킵니다. 미국 유명 신문에는 ‘Inside the Beltway’라는 제목의 칼럼난도 있습니다. 핵심은 ‘out of the loop’입니다. ‘loop’는 둥그런 형태의 고리를 말합니다. 그냥 동그라미라고 보면 됩니다. 워싱턴 정치에서 ‘loop’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너서클’ ‘권력의 핵심부’를 의미합니다. 정치세계에서 모든 정치인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 리더의 주변에 모이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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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잡스의 경영철학 ‘내 의지대로’

    Apple really beats to a different drummer. I used to say that Apple should be the Sony of this business, but in reality, I think Apple should be the Apple of this business.(애플은 다른 드러머에 리듬을 맞춘다. 나는 애플이 이 업계의 소니가 돼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실은 애플은 이 업계의 애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한 말입니다. 잡스가 오랫동안 일본 전자업체 소니를 사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애플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지만 잡스는 소니처럼 질 좋은 하드웨어 기기 제작에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잡스는 계획을 바꿉니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어중간한 위치가 되느니 차라리 진출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로 승부해서 최고가 되자.’ 잡스의 말은 그 뜻입니다. 첫 문장에 주목해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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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미루면 게으르다? 아니, 창의적이다

    “Stop procrastinating(꾸물대지 마).” 직장 상사가 부하에게 일을 시킵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부하는 빨리 끝내지 못합니다. 상사는 속이 터집니다. 참다못해 부하에게 소리 지릅니다(영어로). “Stop procrastinating(왜 이리 질질 끄냐, 빨리 끝내지 못해).” Procrastination(프로크래스티네이션). 일을 질질 끌며 지연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직장 일을 안 하고, 시험공부를 안 하고, 딴짓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뭐 하냐”고 물어보면 “I’m procrastinating”이라고 답합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미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생산성이 저하됩니다. ‘직장생활의 적 procrastination을 퇴치하라’ ‘procrastinative(일을 미루는) 직원 관리법’ 등의 제목처럼 맡은 임무를 정해진 시간에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경영학 책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신 경영 트렌드는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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