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출현 한달만에 세계 신규확진 34%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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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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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확진자 수가) 늘고 또 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매우 높은 감염성을 감안하면 확진자 숫자는 훨씬 증가할 수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6일 ABC방송에 출연해 이 같이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21만4499명.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이 넘은 것은 백신 보급 이전인 올 1월 19일(20만1953명) 이후 약 1년 만이다. 14일 약 11만 명이던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여 일만에 두 배로 수직 상승했다.

세계 신규 확진자 한 달 새 34% 늘어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으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 된 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출현으로 팬데믹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72만2845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점을 찍은 올해 4월 29일(82만8254명)에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 된 지난달 24일(55만8038명)과 비교하면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는 한 달 만에 약 34% 늘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자료에 따르면 23일 전 세계 확진자는 100만 명에 육박하는 98만2822명에 달해 하루 신규 확진자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월드오미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4만1571명으로 전주(4만7789명)보다 13% 줄어들었다.

미국 내에선 오미크론 변이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4일 미국의 델타 변이 비중은 99.3%, 오미크론 변이는 0.7%에 그쳤다. 하지만 18일에는 델타가 26.6%, 오미크론이 73.2%를 차지해 순식간에 우세종으로 떠올랐다.

“오미크론, 보건체계에 중대 위협”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 유발 정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압도적인 전파력 때문에 의료 체계에 미치는 부담이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우치 소장은 “경증 환자가 아주, 아주 많다면 중증 유발 정도가 낮다는 (오미크론의) 이점이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잉글랜드, 남아공 등 여러 국가에서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덜한 것이 확인되어 다행스럽지만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에 취약한 백신 미접종자들 사이에서 감염이 늘면 이미 스트레스가 누적된 국가 보건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자 비율이 62%에 그치고 있다.

미국에선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며 입원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26일 기준 미국의 일주일간 평균 신규 입원 환자수는 6만4031명으로 일주일 전인 19일(5만5727명)에 비해 15%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의료시스템 마비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매릴랜드주에선 입원환자가 전달보다 450% 폭증해 2개 병원이 ‘재난 상황(disaster)’을 선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오미크론 변이 상황으로 ‘백신 접종 완료’의 정의가 2차 접종에서 3차 접종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최근 “백신 접종 완료의 의미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3차, 얀센은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접종 완료’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미 미국 내 75개 대학교는 부스터샷을 맞은 학생만 캠퍼스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뉴멕시코주는 주 공무원 일부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의무화했다. 다만 백신 접종 거부자가 적지 않고 공화당 주지사들이 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해 단시일 내 이 같은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WSJ는 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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