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종로 결단에 달라진 한국당 분위기…“대환영” 쇄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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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까지 "몸 사린다" "겁쟁이" 등 날 선 비판
黃 결단에 "총선승리 청신호" "대환영" "시작점"
시기 비판에 "통합 논의 중 거취 먼저는 부적절"
"승리 전폭 지원해야", "지금이라도 효과 충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 끝에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당 내에선 환영과 응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앞서 황 대표의 유보적 태도에 ‘몸 사린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야권 최고의 험지에 자진 출마를 결단한 용기에 들뜬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마지막 기회 ”라며 “저 황교안은 문재인 정권 심판의 최선봉에 서겠다.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종로를 반드시 정권 심판의 1번지로 만들겠다”면서 “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한국당 의원들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종로 결심을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대환영”, “총선 승리 청신호”,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킨 굳은 결심”, “한국당, 나아가 야권 진영 총선의 시작점이 될 것” 등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당 안팎에선 황 대표를 향해 “몸 사린다”, “겁쟁이” 등 날 선 비판이 계속됐었다. 그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이 넘도록 거취와 관련 유보적 태도를 고수해서다.

실제로 거듭 종로 출마 요구가 나왔지만 황 대표는 “저희 당과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과 스케줄로 해야 한다”며 “이리 오라고 이리 가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황 대표 출마지로 종로 외 수도권 험지인 서울 구로와 마포, 양천, 영등포, 용산 등이 거론됐다. 종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정욱 전 의원, 전희경 의원 등의 종로 출마설도 흘러나왔다.

결국 공관위 내부에서 “황교안 일병 구하기”란 직격탄까지 나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지금 상황으로선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할 것 같지 않다”, “지금 선언을 하더라도 그 파괴력이 애초 예상된 것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 등의 탄식도 분분했다.

남에겐 험지 가라면서 본인은 몸 사린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기피하고 될만한 양지를 찾는다”며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 같은 당내 불만을 의식한 듯 황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거취와 관련) 의견이 분분했지만 모두 일리가 있었다”며 “결단은 오로지 제 몫이었다. 결정과 과정 신중했지만 한 번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통합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 대표인 제 총선 거취를 먼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공관위 발표를 사흘 앞둔 시점에 선언한 것을 두고, 공관위에 등 떠밀려 나오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서두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공관위와 관계 없이) 황 대표가 스스로 내린 결단”이란 점을 강조했다.

당 내에서는 황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종로는 제일 험지이자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다. 특히 대권주자 1위인 이낙연 전 총리가 출마하니 그에 도전할 사람은 당내 황 대표밖에 없지 않나”라며 “당에서 승리를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늦은 결정이란 지적에는 “찬반 등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아주 충분히 당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 재선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표가 시원하게 결정했으면 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해하는데, 당 대표 결정이 향후 어떤 여파를 미칠 것인지 숙고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굉장히 전략적인 문제인데 출마지를 초미의 관심사로 남겨두면서 끌고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시기가 늦어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비판은 사실 여당이 만든 프레임”이라며 “우리는 종로 심판으로 가야하는데, 마치 여당이 자신들이 유리한 판을 깔아놓고 황 대표 보고 오라는 프레임을 만든 것 아니겠나. 이번 결정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준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붙게 된다. 한국당은 이를 촉매제로 거물급 출마 전략 등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입장 발표문을 통해 “깊은 고뇌와 숙고 끝에 나온 결단”이라고 반기며 “곧 추가 공모와 중량급 인사들의 전략 배치 등 필요한 후속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황 대표 결단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같이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이제 그 다음 단계로 잠룡들이나 TK(대구·경북)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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