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이 튼튼해야 부산이 날수 있어…” 원도심 확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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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시장 ‘대개조 비전’ 발표… 2030년까지 3조원 투입 계획
부족한 예산 민간자본과 연계… “계획만 요란한 사업” 지적도

부산시가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도시 개조안을 수립했다. ‘몸통이 튼튼해야 부산이 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시의 얼굴을 싹 바꾸겠다는 것이다. 약 3조300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프로젝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오거돈 시장은 공한수 서구청장, 윤종서 중구청장, 최형욱 동구청장, 박재범 남구청장, 김철훈 영도구청장,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등 부산 원도심 권역 내 6개 단체장과 함께 15일 부산시청에서 ‘원도심 대개조 비전’을 발표했다.

먼저 원도심 중심으로 부산 곳곳을 물길로 잇는다. 핵심은 동천이다. 동천 도입부에 있는 55보급창을 2030부산월드엑스포 계획 부지에 포함시켜 월드엑스포 기념공원으로 만든다. 서면 광무교 일원은 ‘광무 비즈니스 파크’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부산교통공사를 옮기고 도심 친수공원을 세운다. 오 시장은 “동천 상류부인 부산진구 광무교에서부터 부산도시철도 부암역 구간 동서고가도로를 철거한 뒤 동천 물길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도시공사도 옮겨 여기엔 친수공원을 세운다. 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동천에 도심 크루즈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산복도로∼원도심∼해안으로 연결되는 ‘이음길’ 개설 계획도 발표했다. 6개 구간에 너비 50∼60m 규모의 대로를 뚫어 원도심과 해안이 자유롭게 소통될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이와 함께 △동천∼북항∼남항 연계 시티크루즈 3개 코스 운항 △산복도로 복층화로 상부공간 공원·보행로 조성 △옛 부산외국어대 부지 혁신지구 조성 등의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길과 길을 이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취지로 바다와 도심, 산복도로를 잇는 수직 이음로 6곳(중앙·초량·수정·우암·봉래·남부민동)도 개설한다. 산복도로 주거환경 개선에 가장 큰 걸림돌인 교통 단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간선도로에서 산복도로 혹은 해변까지 바로 잇는 폭 50m의 도로를 곳곳에 개설하고 급경사지에는 모노레일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통 소상공업 역사길을 잇는 ‘백 년 옛길’을 놓고, 우암동 소막마을을 ‘우암 소막평화마을’로 재탄생시키는 등 원도심이 간직한 문화유산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문제는 예산이다. 시는 국비 9100억 원, 시비 79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본과 연계해 사업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건설 경기가 장기간 침체된 상황에서 민간 참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이에 계획만 요란한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북항 재개발, 경부선 철도 지하화, 2030월드엑스포 유치가 동시에 추진되는 지금이 원도심을 대개조할 절호의 기회다. 발표한 사업들은 용역을 통해 구체화하고, 시민 공청회 등을 거쳐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성명서를 내고 “원도심 대개조를 통한 지역 균형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예산 확보와 입법 지원에 당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원도심은 중구·서구·동구·영도구·부산진구·남구 등 6개 구로 총면적은 97km²이고 올 4월 기준 인구는 99만6000여 명이다. 항만 철도 등 교통의 중심지로 과거 부산 성장을 주도했지만, 시청 등 관공서 이전, 동부산 개발 치중 등의 여파로 수십 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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