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고립됐던 한국인 선원 4명의 전원 구조소식에 현대글로비스가 안도하는 모습이다.
구조된 선원들은 골든레이호 기관실에서 근무하는 1·2·3등기관사 및 실습기관사로 30대 초반부터 20대 중·후반대의 젊은이들이다. 40시간의 공포를 이겨낸 청년 선원들은 병원 검진 후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헬리콥터를 동원, 구조 인원을 현장해 투입해 이날 오후 6시쯤 골든레이호에 남은 선원 4명을 전원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골든레이호 선원 23명은 전원 구조됐다. 선박 전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0시간 만이다.
이에 앞서 USCG도 트위터를 통해 골든레이호에 있던 마지막 선원을 무사히 꺼내, 모든 선원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USCG는 앞서 골든레이호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 중 3명을 먼저 구조했다. 이들은 선박의 선미 쪽 프로펠러 샤프트 룸에 있었으며, 구조대원들이 이들을 끌어내기 위해 선체를 절단했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우선 이들 중 3명을 선체에서 빼내 구조했다. 2명은 걸어서 대기 중인 보트에 내려왔지만, 다른 선원 1명은 들것에 실려 이동했다. 나머지 1명의 선원은 엔진 콘트롤룸 강화유리 뒤편에 갇혀 있어 앞서 구조된 선원들보다 다소 구조가 늦어졌다.
마지막 선원을 구출하면서 USCG가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절단된 선체 구멍을 통해 한국인 선원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두 발로 직접 사다리를 밟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밤새 진행된 골든레이호 선원 구조 작전이 성공적으로 완수 된 것에 안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선원 전원 구조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해 주신 미국 구조 당국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 건강상태를 점검한 선원들은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사고 현장으로 출국한 가족과도 만난다.
현대글로비스는 마지막에 구조된 선원 1명을 포함해 4명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USCG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구조된 일부 선원의 밝은 표정도 확인할 수 있다. 회사도 힘든 시간 속에 버텨준 젊은 선원들의 용기를 칭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선원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구조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선원들의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승선원이 되기 위해 진학하는 해양대학교를 졸업하면 3등항해·기관사 자격을 얻게 된다. 선원이 되기 위해 이들은 군 생활 대신 승선근무예비역으로 3년간 의무승선을 한다. 이후 해운회사 등에 취업해 근무하는데 1등항해·기관사로 진급하는데 통상 5~7년의 시간이 걸린다.
선원 4명에 대한 구조 작업은 쉽지 않았다. 사고 당일에는 선체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시간을 보냈고, 다음 날에야 본격적인 구조 활동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USCG가 선원들이 위치 확인 등을 통해 선체 내부에서 생존 신호를 포착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생사 여부를 마지막까지 확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덥고 습한 날씨 탓에 USCG가 이들을 구조했을 당시 선체 내부 온도는 섭씨 50도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름철 배가 운항 중일 때 기관실의 내부 온도는 45도를 웃돈다.
외국 탱커선에서 근무 중인 한 선장은 “배가 전도되면서 전력공급이 중단됐다면 칠흑같은 어둠 속에 손으로 더듬더듬 구조물 등을 피해 대피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을 텐데, 의지하며 버텨준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골든레이호는 현지시간 8일 오전 1시40분쯤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약 12.6㎞ 떨어진 해상에서 좌현으로 선체가 80도가량 선체가 기울어지며 전도됐다. 탑승자 24명 가운데 한국인 6명을 포함한 20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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